경기도 뉴스
키워드 경기도 결과입니다.
-
정치이 대통령 멕시코 도착
휴전선 인근에 위치한 공군 8542부대가 북한의 무인기와 탄도미사일 복합공격 상황을 가정하여 천궁-Ⅱ와 천호 등 방공무기를 운용하는 실전적 대비 훈련을 실시했다. 부대원들은 잇따르는 북한의 공중 위협에 대응해 완벽한 수도권 영공 방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통령탄도미사일대통령경기도수도권 -
생활‘길어야 1년’ 목숨줄, 22년 살아내... ‘사찰 음식 명장’ 선재 스님 “답은 음식에”
[제86차 WIN문화포럼] 사찰 음식 명장 1호 선재 스님 ‘수행에서 일상으로, 음식이 삶이 되는 길’ 강연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등재 기반 마련 15년만 에세이 『나를 살리는 음식들』 출간 1994년 간경화 말기 진단 후 1년 만에 호전 경전 익히고 사찰음식으로 수행 “음식은 생명·건강·지혜 삼박자 깃들어야” 사찰 음식 명장 1호 선재 스님은 여성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음식은 수행이다. 수행자인 제가 할 일은 젊은 세대에게 조상의 지혜를 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손상민 사진기자 "불교에서는 음식을 먹는 행위를 '식사'라고 하지 않고 '공양'이라고 해요. 스님의 음식은 '수행식'이라 하고, 경전은 음식을 '생명'이라고 이야기하죠. 결국 내 몸과 나눈다는 말이에요. 음식에는 생명과 건강, 지혜가 함께 깃들어야 해요. 음식이 하나의 생명을 온전하게 이룰 때, 음식을 먹는 우리도 나의 생명을 온전히 누릴 수 있어요." 1980년 8월 8일, 선재 스님이 출가한 날이다. 24살 어린 나이에 속세를 벗어던졌다. 부모의 반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련이 더 이상 그를 속세에 묶어둘 수 없었을 뿐이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흘렀다. 올해 70대에 접어든 그를 만난 사람들이 꼭 하는 이야기가 있다. "스님, 참 젊으세요." 어쩜 그리 정정하냐고, 어떻게 병을 이겨냈냐고 물으며 가르침을 청한다. 선재 스님은 1994년 간경화 말기 진단을 받았다. "길어야 1년"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가 내려졌다. 하지만 그는 절망도, 포기도 하지 않았다. 자식은 부모보다 먼저 죽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매일 기도했다. 기도하지 않는 시간에는 밭에 가서 농사를 짓고, 경전을 익히며 사찰음식에 집중했다. 이 모든 과정이 자연의 리듬, 몸의 리듬을 찾는 수행이었다. 그렇게 약 1년 만에 기적적으로 몸 안에 항체를 만들었다. 사찰음식은 '살리는 음식'이라는 경전의 말씀이 옳았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선재 스님은 자신과 같은 혼란과 아픔을 겪는 이들을 위해 발로 뛰었다. 어린이집, 자립 준비 청소년 시설, 장애인 시설, 노인대학 등 발을 들이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루는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돌봤다. 아토피를 앓던 아이들은 선재 스님의 음식을 먹으면서 점차 호전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말만 지나면 아토피가 더 심해져서 돌아왔다. 선재 스님은 이를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가 유치원에 김치를 얻으러 왔다. 이들은 집에 김치가 없다고 했다. 선재 스님은 그제야 깨달았다. 아, 먹는 일에도 배움이 필요하구나. "직접 담근 김치와 장을 먹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몸 안에 면역력이 자리 잡아요. 그런데 요즘 청년들은 그런 경험이 없어요. 흔히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지금의 식습관을 보면 청년 세대는 그에 해당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사찰 음식 명장 1호 선재 스님은 지난 8월 20일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WIN문화포럼'에서 삶이 되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조상들은 이미 음식에 관한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손상민 사진기자 선재 스님은 음식으로 '살아낸' 경험이 많았다. 지난해만 해도 그렇다. 바쁜 일정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몸무게가 40kg까지 빠졌다. 간경화를 앓았던 시절보다 상태가 심각했다. 혈압 수치는 46~50을 넘지 못했다. 근육이 빠져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당시 그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만찬 준비를 앞두고 있었다.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죽어도 무대 위에서 죽겠다"는 일념 하나로 단백질 주사를 맞고 경주로 향했다. 만찬은 성공적이었지만, 회복은 쉽지 않았다. 그때 그가 선택한 방법이 바로 '발효' 음식이었다. "잣, 땅콩 등을 넣은 단백질 김치를 만들어 먹었어요. 저는 간이 좋지 않아서 고단백, 고열량 음식을 흡수할 수 없어요. 그래서 모두 김치 속에 넣어서 먹었죠." 한식은 저마다 조리법이 달라도 '발효'가 기본이다. 경기도는 냉국에 간장을 넣고, 강원도는 고추장, 제주도는 된장을 넣는다. 지역에 따라 사용하는 장이 달라진다는 말은 온도에 따라 필요한 발효가 다르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선재 스님은 지난 8월 20일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WIN문화포럼'에서 삶이 되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조상들은 이미 음식에 관한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선재 스님의 에세이 『나를 살리는 음식들』. ⓒ나무의마음 그는 최근 음식에서 발견한 지혜를 담은 에세이 『나를 살리는 음식들』을 펴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찰 음식 명장 1호라는 타이틀에 앞서 그가 평생을 바쳐 온 '음식 수행'을 담았다. 자연에서 난 재료들과 함께 구수하고 정겨운 한국의 장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2018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후 202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선재 스님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한식진흥원 이사장직을 지내며 유네스코 등재 기반을 닦았다. "제가 한식진흥원 이사장으로 일하던 시절 가장 먼저 한 일이 문헌 구축이었어요. 장이 우리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사료 조사가 필요했죠. 처음 문헌을 수집할 때만 해도 신화에 담긴 장 이야기를 언급하면 '왜 미신으로 굿을 하느냐'라는 말이 나왔어요. 하지만 장 담그기도 결국 사람이 모여 함께 치르는 일종의 의식이거든요." 선재 스님이 발견한 장의 진정한 의미는 '함께'였다. 예를 들어 김장은 온 식구, 온 동네 주민이 모여 배추를 씻고, 소금에 절이고, 양념에 무쳤다. 장독대에 차곡차곡 쌓아 숙성한 김치는 이웃이 함께 나눠 먹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에 출연한 선재 스님. ⓒ넷플릭스 제공 그러나 주거 방식이 변화하면서 장 담그는 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어머니의 김치 맛을 모르고 자라는 아이들이 대부분, 한식당조차도 직접 담근 김치를 내놓는 일이 드물었다. 지난 6월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과 선재 스님이 진행한 대학생 대상 무료 급식 행사 '청년밥심(心)'에는 인근 대학교 학생 120여명이 몰렸다. 사찰음식을 맛보기 위해 시험까지 마다하고 현장을 찾은 학생들도 있었다. 아직 건강 회복 단계인 선재 스님은 학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음식을 나눴다. 모두 미래의 문화를 책임질 아이들을 위한 결정이었다. "'흑백요리사' 시즌2 출연 이후 예능, 광고 섭외가 밀려 들어왔는데 모두 거절했어요. 저는 수행자의 음식을 알려드리고 싶었을 뿐이지, 세상에 휩쓸리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랬더니 누군가 말하더군요. '스님, 물 들어올 때 노 저으셔야죠.' 하지만 제 배는 젊은 세대들에게 조상들의 지혜를 전하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노를 저어주셔야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한편 WIN문화포럼(대표 서은경·김효선)은 (사)여성문화네트워크가 문화를 통한 사회적 소통, 여성 리더들의 네트워킹, 성인지 리더십 개발 등을 위해 2012년 창립한 포럼이다. 여성신문사가 후원하며, 매 짝수달 셋째 주 목요일, 연 6회 개최된다. 선재 스님이 20일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WIN문화포럼'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손상민 사진 기자
코로나19넷플릭스사회복지경제협력경기도 -
사회"답답해서 만들었다"…경기교육청 공무원의 'AI 실험'
조준형 주무관, '쉽다 한글' 제작 배포 표 만들기, 줄 맞추기도 클릭 한번으로 "한글 워드 쉽게 사용하고자…효율 ↑" 공무원 AI 모임 결성 "업무 혁신 할 것" '쉽다 한글' 프로그램 소개 페이지. 홈페이지 캡처 "자간 맞춘다고 스페이스바만 다다닥, 다들 경험해 봤잖아요." 경기도교육청 소속 조준형(39) 주무관은 최근 한컴 워드프로세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름부터 '쉽다 한글'.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자 직접 만든 것. 조 주무관은 전문 개발자도, 프로그램 전공자도 아니다. 하지만 AI툴 하나만 이용해 쉽다 한글을 제작했다. 스페이스바 연타는 이제 그만 경기도교육청 조준형 주무관이 AI 관련 강의를 진행하는 모습. 본인 제공 쉽다 한글은 기존 한컴 워드프로세서에 편의성을 더한 프로그램이다. 표 만들기나 공문 목차, 금액 단위 환산 등 자주 쓰는 기능을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가능하게 설계했다. 조 주무관은 문서를 작성할 때마다 겪었던 반복 작업이나 어려움을 없애고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공문을 만들 때도 제목과 부제 위치를 정하는 것부터 글자 크기를 조절하는 것까지 하나하나가 일이었다. 자간을 맞추기 위해 스페이스바를 연타하고 표 하나를 만드는 데 10분씩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쉽다 한글을 통해 평소 한글 워드 사용이 익숙하지 않았던 사용자도 쉽게 문서를 작성할 수 있게 됐다. 특수기호를 찾기 위해 상단 메뉴를 훑는 일도, 항목별로 글자 크기를 조절하는 수고도 이제는 불필요해진 것이다. 조 주무관은 지난 6월 개발에 착수해 한 달 만에 완료하고 이달부터 무료로 프로그램을 배포하고 있다. 개발 소식이 알려지자 조 주무관의 SNS에는 "현직 고등학교 학년 부장인데 감사히 잘 쓰겠다" "혁신이다. 너무 편리할 것 같다"는 반응이 달렸다. 조 주무관은 "기본 문서를 작성할 때도 필요한 기능을 한 번에 찾기가 어렵고 손도 많이 가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런 불편함을 최소화하고자 만들었고, 공무원뿐 아니라 직장인을 포함한 누구든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교육청 어벤져스 모였다…"업무 혁신 이뤄볼 것" 무료 프로그램 '쉽다 한글'을 개발한 경기도교육청 율곡연수원 소속 조준형 주무관. 본인 제공 조 주무관이 만든 건 쉽다 한글뿐만이 아니다. 그는 공문서 초안을 한번에 만들어주는 '쉽다 공문', 엑셀(EXCEL) 파일 여러 개를 취합하는 '쉽다 엑셀' 등 실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그는 프로그램 개발자는 아니지만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통해 '쉽다 시리즈'를 만들었다. 클로드나 챗GPT 등 AI 툴만으로도 개발이 가능했다. 조 주무관은 최근 자신과 비슷한 뜻을 가진 사람을 모아 'GAI(Gyohaeng AI Innovator)'라는 조직을 꾸렸다. AI로 업무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교육공무원 모임이다. 위에서 정하는 톱다운 방식이 아닌 현장 업무 경험을 토대로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조 주무관은 모임 구성원과 함께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고 나아가 무료로 배포하는 플랫폼까지 만드는 걸 목표로 한다. 그는 "구성원들 대부분 프로그램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고, 능력이 있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라며 "업무 혁신을 통해 인사이트를 주고, 정보 공유의 장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조 주무관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이유로 행복한 일터를 꼽았다. 그는 "나 혼자만 고생해서 프로그램을 만들면 다른 사람들은 훨씬 수월하게 업무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반복 업무만 줄여도 업무 효율이 올라가고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결국 일터의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jebo@cbs.co.kr 카카오톡 : @노컷뉴스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스트레스챗GPTSNS카카오경기도 -
사회우승 트로피 사진이 영정사진 됐다…한국 그리던 19세 소녀의 죽음
최근 세상을 떠난 제시카 방(한국명 방수민)의 빈소. KLPGA 투어 데뷔를 꿈꿨던 제시카 방은 얼마 전 뇌출혈로 쓰러져 지난 13일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고봉준 기자 “지난주 토요일 항공편으로 한국으로 들어오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아이 아빠가 유골함을 안고 그 비행기를 탈 줄이야….” 어머니는 우승 트로피를 들고 찍은 딸의 영정사진을 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씩씩하게 꿈을 키워나가던 19살 호주 교포 골퍼 제시카 방, 아니 수민이는 훈련 도중 뇌출혈로 쓰러져 열흘 넘게 사투를 벌였지만, 끝내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빈소가 마련된 16일 경기도 용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9호실은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했다. 빈소에서 만난 아버지 방재연씨는 “하나뿐인 딸이 뭐가 그리 급했나 싶다. 수민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지 못한 내가 죄스러울 뿐이다. 이제 나와 아이 엄마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라며 고개를 떨궜다. 비극은 지난 1일 태국 방콕의 피닉스 골드 골프장에서 발생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IQT) 출전을 위해 미리 대회장으로 건너간 제시카 방은 아버지와 함께 샷 점검을 하던 오후 1시쯤 갑자기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더니 쓰러졌다. 급성 뇌출혈이었다. 구급차를 불러 인근 병원으로 이송시켰으나 해당 병원에는 뇌출혈을 수술할 전문의가 없었다. 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출혈량이 많고, 뇌압도 올라 수술은 세 시간 넘게 이어졌다. 방씨는 “한국으로 이송하려고 했지만, 딸이 호주 국적이라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2007년 한국에서 태어난 제시카 방은 어머니 강은정씨를 따라 호주 국적을 취득했다. 그러나 어릴 적부터 한국에서 살고 초중고를 한국에서 나온 한국인이다. 골프는 둔전초 5학년 때 연을 맺었다. 방씨는 “맞벌이 부부라 딸을 돌보기가 어려워 아는 골프 코치에게 부탁했다. 사실 골프보다는 퇴근하기 전까지 봐 달라는 정도였는데 딸이 스윙에 소질이 있어서 선수의 길을 가게 됐다”면서 “외동이지만 사춘기도 없이 컸다. 골프도 성격처럼 침착하게 잘 해왔다. 성인이 된 올해 시험 삼아 KLPGA 투어 3부 격인 점프투어에서 간간이 뛰었다. IQT만 잘 통과하면 다른 선수들처럼 멋지게 활약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고 말했다. . 지난 2월 호주 여자 뉴사우스웨일스 오픈 지역 예선에서 5타 차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탄 터였다. 그러니까 수민이는 한국 KLPGA 투어 문턱까지 왔다가, 그 앞에서 삶을 마감했다. 빈소 한쪽에는 골프계에서 보낸 조화가 늘어서 있었다. 임희정은 과거 전지훈련을 함께한 인연이 있었다고 했다. 일면식조차 없던 성은정도 “전혀 모르는 선수지만, 골프라는 스트레스 많은 운동을 하다 떠난 선수의 아픔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김시현은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최종라운드를 뛰고 있었다. 같은 아카데미에서 함께 땀 흘리던 후배를 먼저 보낸 그는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마지막 홀까지 걸었다. 순위를 다투는 경기 안에서도, 떠난 후배를 향한 마음만은 내려놓지 않았다. 빈소를 지키던 방씨는 “많은 분께서 위로해 주셨다. 수민이가 이제는 아프지 않은 곳에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낯익은 얼굴도 다녀갔다. 배우 하윤경이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마음씨 좋고 다정하며 배려 깊은 친구로 그려졌던 그를, 생전의 수민이는 유난히 좋아했다. 수민이도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다. 부산까지 팬 사인회를 따라갈 정도였고, 그렇게 쌓인 인연이 하윤경의 발걸음을 빈소로 이끌었다.
맞벌이 부부스트레스한국일보경기도변호사 -
사회1.6만원 ‘바가지 떡볶이’ 논란…원가율 알고 보니 15%?
유튜버 제로비, 재료원가 분석 영상 올려 떡볶이·어묵·치즈스티 등 2419원 추정 유튜버 제로비 영상 캡처. 최근 경기도 한 워터파크에서 판매한 떡볶이 세트의 양과 가격을 두고 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메뉴의 ‘재료 원가율’을 분석한 영상이 나와 화제다. 유튜버 제로비는 16일 자신의 채널에 ‘논란의 워터파크 떡볶이의 재료원가는?’ 영상을 게재했다. 제로비는 음식 원가 분석 콘텐츠를 주로 다루며, 이날 기준 구독자수는 98만여명이다. 이번 영상은 최근 사회연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 ‘워터파크 바가지 떡볶이 세트’의 원가율 분석을 다뤘다. 앞서 SNS에서는 자녀들과 경기도의 한 워터파크를 방문했다는 A씨가 시설 내 식당에서 ‘치즈스틱과 떡볶이 세트’를 1만6000원에 구매했다며 받은 음식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가래떡 두 줄, 꼬치어묵 2개, 치즈스틱 1개가 담겨 있다. A씨는 “키오스크 사진에 떡볶이가 너무 맛있어 보였다. 비쌌지만 워터파크인 걸 감안하면서 시켰다”면서도 “워터파크라도 이게 맞냐. 바가지가 너무 심하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제로비는 해당 메뉴 사진과 가장 비슷한 재료들을 온라인 상에서 힘겹게 찾아 사진 속 메뉴와 거의 흡사한 떡볶이 세트를 만들어 냈다. 제로비가 측정한 각 재료의 크기는 대략 가래떡 각 13.75㎝, 치즈스틱 9.17x4.95㎝(가로x세로), 꼬치어묵 30㎝(꼬치 길이 기준), 그릇은 지름 22㎝였다. 유튜버 제로비 영상 캡처. 이를 토대로 떡볶이 소스와 치즈스틱을 튀기는 데 필요한 기름의 양 등까지 계산에 포함한 결과 음식 원가는 떡볶이(소스 포함) 537.4원, 꼬치어묵 872.5원, 치즈스틱 972.7원 등 총 2418.9원이 나왔다. 1만6000원에 대비한 재료 원가율은 15.1%로 추정됐다. 제로비는 “보이는 대로 재료 원가율이 좀 낮긴 하다”면서도 “워터파크라는 상권 특수성 때문에 입점 판매 수수료가 20~40% 떼이는 곳이 있다고 하니 일반적인 가게처럼 재료 원가율이 30%가 나오기 힘든 것은 이해된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떡 좀 자르고 양배추 좀 넣어서 양 불렸으면 이정도까지는 말 안나왔을 듯”, “15%인간 문제가 아니다. 메뉴 자체에 정성이란 게 조금도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제로비는 감자칩을 비롯해 치킨·떡볶이·찜닭 등 유명 프랜차이즈 대표 메뉴와 탕후루, 두바이 초콜렛, 고급 호텔 케이크 등의 원가율을 계산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사회연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 된 워터파크 떡볶이 세트.
SNS경기도유튜버원가율이란 -
사회지역 기자가 말하는 장마철 ‘북한 수공설’의 진실 [전국 인사이드]
한국은 서울보다 큽니다. 전국 곳곳에서 뉴스를 발굴하고 기록하는 지역 언론인들이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소식을 들려드립니다. ‘전국 인사이드’에서 대한민국의 가장 생생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7월21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군남댐에서 수위 조절을 위해 강물을 방류하고 있다.©연합뉴스 장마철 임진강에서는 모인 빗물을 두고 남북한의 공방이 벌어진다. 임진강은 남한과 북한에 걸쳐 있는 ‘공유하천’이다. 북한 쪽 임진강에는 저수용량 3억t급 황강댐이 있는데, 장마철 황강댐의 물을 갑자기 방류하면 남한 쪽에 짧은 시간 많은 양의 물을 보낼 수 있다. 2009년 9월 북한의 예고 없는 방류로 임진강 물이 넘쳐 야영객 등 민간인 6명이 사망하며 무단 방류의 위험성이 부각되었다. 사고 이후 남북은 협의를 통해 황강댐을 방류할 때 미리 알려주기로 했지만, 2013년부터 북한은 별도 통보 없이 방류하고 있다. 올해도 장마철 북한에서 황강댐 물을 무단 방류해 평소 1m 정도인 수위가 10m까지 올라갔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어민들의 통발 등 어구가 손실되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무단 방류를 ‘수공(水攻)’이라 칭하며 강한 경계와 우려, 적개심을 드러낸다. 실제 무단 방류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일까? 사실 수공이라는 단어에 담긴 위협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황강댐 남쪽 군남댐의 역할이 가장 크다. 군남댐은 2009년 사고 이후 황강댐에서 방류된 물을 적절히 조절해 하류의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두 댐의 거리는 약 56.2㎞로 ‘물폭탄 공방’의 관점에서 황강댐이 창이라면 남한 쪽에 있는 군남댐은 방패 같은 형상이다. 군남댐은 극한의 홍수 상황에서도 하류 제방이 범람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결국 북한이 황강댐을 고의로 붕괴시키지 않는 한 임진강 하류 일대에 홍수가 날 확률은 매우 낮다. 정부는 임진강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부근에 위치한 필승교 수위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며 4단계로 나눠 기민하게 대응한다. 북한 황강댐에서 초당 500t가량 물을 방류하면 아래에 있는 소규모 댐인 ‘4월5일댐’ 등을 거쳐 군남댐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 이 시간 동안 낚시객이나 야영객 대피 조치만 잘하면 인명 피해는 막을 수 있다. 요즘은 위성으로 황강댐을 감시해 예전보다 빨리 방류를 포착할 수 있다. 2016년 여름, 군남댐에 몰려든 취재진 과장된 위협은 오히려 지역 이미지 하락, 국민적 피로감 누적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6년 여름 대다수 언론에서 북한의 무단 방류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며 위험성을 부각했다. 방송국이 군남댐에 중계차를 보내 라이브 방송을 할 정도였다. “북한에서 방류한 물이 몇 시간 후 도착한다”는 당국 발표에 기자들이 군남댐 주변 현장에서 장시간 대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쓰나미 같은 많은 물이 몰아치는 그림을 기대한 기자들은 유유히 흐르는 강물만 구경하다 철수했다. 언론에서 하도 떠드니 지역에서 수십 년 산 주민들도 불안해 현장에 나와 볼 정도였다. 당시 지역 기자로서 ‘대세에 편승해’ 열심히 보도한 필자에게도 주민들과 독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왜 우리 동네를 과도하게 위험지역으로 묘사하느냐” “북한의 무단 방류 위협을 부풀리는 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항의였다. 다만 갑작스러운 수위 상승과 유속 증가로 일부 피해가 발생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특히 임진강이 생업의 터전인 어민들에게는 직격탄이다. 통발 설치와 회수는 시간이 오래 걸려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 일기예보를 믿고 통발을 설치했는데 갑자기 북한이 방류하면 통발이 떠내려가 치명적이다. 황강댐 방류 문제를 과대·과소 평가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 현재로서는 가용자산을 최대한 동원해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다. 장마철마다 남과 북이 소통하며 방류 시점과 양을 조절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더 중요한 대화도 단절된 현 상황에서 이는 요원한 이야기다.
비무장지대지역 언론연합뉴스대한민국경기도 -
사회1만6000원 워터파크 떡볶이…원가율 따져보니
[서울=뉴시스](사진=유튜브 채널 제로비 캡처)2026.08.16.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경기도 한 워터파크에서 1만6000원에 판매된 떡볶이 세트가 '바가지'라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실제 재료 원가율을 계산한 유튜브 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구독자 98만명의 유튜버 제로비는 16일 자신의 채널에 '논란의 워터파크 떡볶이의 재료원가는?'이라는 영상을 올렸다. 발단은 자녀들과 함께 경기도 한 워터파크를 찾았다는 A씨가 SNS에 올린 글이었다. A씨는 시설 내 식당에서 '치즈스틱과 떡볶이 세트'를 1만6000원 주고 샀다며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사진 속 음식은 가래떡 두 줄, 꼬치어묵 2개, 치즈스틱 1개가 전부였다. A씨는 "키오스크 사진에 떡볶이가 너무 맛있어 보였다. 비쌌지만 워터파크인 걸 감안하면서 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워터파크라도 이게 맞냐. 바가지가 너무 심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를 본 제로비는 사진 속 메뉴와 최대한 비슷한 재료를 직접 구해 떡볶이 세트를 재현해봤다. 측정 결과 가래떡은 각 13.75㎝, 치즈스틱은 9.17x4.95㎝(가로x세로), 꼬치어묵은 꼬치 길이 기준 30㎝였고, 그릇 지름은 22㎝였다. 떡볶이 소스와 치즈스틱을 튀기는 데 드는 기름값까지 더해 계산한 결과, 재료 원가는 떡볶이(소스 포함) 537.4원, 꼬치어묵 872.5원, 치즈스틱 972.7원으로 나왔다. 세 가지를 합친 전체 원가는 2418.9원, 판매가 1만6000원 대비 원가율은 15.1%로 추정됐다. 그렇지만 제로비는 현실적인 부분도 어느 정도 감안했다. 그는 "보이는 대로 재료 원가율이 좀 낮긴 하다"면서도 워터파크라는 특수한 상권 여건을 언급했다. 그는 "워터파크라는 상권 특수성 때문에 입점 판매 수수료가 20~40% 떼이는 곳이 있다고 하니 일반적인 가게처럼 재료 원가율이 30%가 나오기 힘든 것은 이해된다"고 말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들은 "떡 좀 자르고 양배추 좀 넣어서 양 불렸으면 이 정도까지는 말 안 나왔을 듯", "15%인 건 문제가 아니다. 메뉴 자체에 정성이란 게 조금도 없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SNS유튜브뉴시스경기도유튜버 -
사회“오빠야~♥ 깜짝 놀랐니?” 외제차 3대 바꿔준 아내의 유서
더중앙플러스 인기 시리즈 ‘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에서 이번 달 독자들이 가장 많이 구독한 콘텐트를 소개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하단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1> “오빠야~♥ 깜짝 놀랐니?” 포르쉐 사준 아내의 자살 편지 」 사건 사흘 전 토요일 저녁. 경기도 신도시, 이른바 ‘한국판 베벌리 힐스’라 불리는 고급 전원주택단지. 홈파티가 끝나고 뒷정리까지 마친 아내가 ‘친한 언니 집에 다녀온다’며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휴대전화는 이미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남편 동욱(가명)씨가 실종 신고를 접수시켰다. 그리고 하루 만에 연락이 왔다. “아내분께서 사망하셨습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9년 전, 아내 유진씨가 동욱씨의 직장에 인턴사원으로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유진씨는 모든 이에게 친절하고 쉼 없이 부지런하며, 묘할 정도로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던 사람이었다. 동욱씨가 막 호감을 가질 무렵, 유진씨가 공기업에 합격해 회사를 떠났다. 이대로 그를 놓칠 수 없었던 동욱씨는 적극적으로 대시했고, 두 사람은 부부가 됐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유진씨는 직장생활을 이어갔고, 워킹맘으로 살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집안일을 챙겼다. 시어머니가 큰 수술을 받자 유진씨는 병원비 부담은 물론 지극 정성으로 시어머니 곁을 지키며 간호했다. 그야말로 요즘 보기 드문 효부였다. 능력 있는 아내는 3년에 한 번씩 새 차를 뽑아줬다. BMW X5에서 아우디 A8으로, 다시 포르쉐 파나메라까지. 그러면서도 부인은 정작 자신을 위해선 명품백 하나, 고가의 브랜드 옷 한 벌 사는 법이 없었다. “그 사람이 왜요. 실종 전날까지도 우리 집에서 파티했다고요. 내 아내와 같이 있던 그 사람들은 대체 누굽니까?” 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AI제작 활용) 사망 당일, 경기도 안성의 펜션. 퇴실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그 방에서는 인기척이 없었다. 굳게 닫힌 문 너머, 시간은 멈춘 듯했다. 불안감이 엄습한 펜션 사장이 마른침을 삼키며 문을 두드렸다. “손님, 무슨 일 있으세요? 안에 아무도 없습니까?”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손잡이를 돌리려는 순간, 무언가 이질적인 저항감이 손끝에 전해졌다. 문이 미세하게 덜컹거릴 뿐, 열리지 않았다. 힘껏 몸을 밀어넣자, ‘찍—!’ 문틀 사방을 촘촘히 메우던 테이프가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문틈 사이로 뿌연 연기가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잠시 후 사장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방 한가운데, 네 명의 남녀가 일렬로 나란히 누워 있었다. 그들의 손과 발은 청테이프로 꽁꽁 결박되어 있었다. 저항의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 죽음, 이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계속) 펜션에서는 두 통의 편지가 발견됐다. “오빠야~♥ 깜짝 놀랐니?” “사장님&사모님♥ 늘 행복하세요.” 한 통은 남편 동욱씨에게, 한 통은 놀랍게도 펜션 사장 부부에게 남긴 편지였다. 재력가 아내와 함께 죽어 있던 남녀는 누구였으며, 그녀는 왜 그런 유서를 남겨야 했을까. 아내의 충격적인 비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빠야~♥ 깜짝 놀랐니?” 외제차 3대 바꿔준 아내의 유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5036 「 <2> ‘숯덩이 시신’ 된 27세 아내…가슴 위로 올라간 속옷의 폭로 」 경찰이 촬영한 사건 당시 현장 모습. 사진 유족 제공. 와장창—. 13층의 창문이 통째로 박살 나고 시뻘건 화염이 치솟았다. 잿더미가 된 집 안 한가운데서 젊은 여성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결혼한 지 이제 겨우 10개월 된, 스물일곱 살의 권희영(가명)씨였다. 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들은 부모는 넋이 나간 채 달려왔다. 화재 진압 당시 가스레인지 스위치가 돌아가 있었고 배관 밸브가 1시 방향으로 열려 있었다. 옆에는 조금 전까지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도 놓여 있었다. 주방부터 거실까지 온 천장에 불길이 지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에겐 그 현장도, 정황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이상했어요. 제 여식이라서가 아니라 우리 희영이는 어릴 때부터 유난히 꼼꼼하고 차분한 아이였습니다. 평생 준비물을 빼먹거나 물건을 잃어버린 일도 없던 아이죠. 그런 딸아이가 가스 밸브랑 스위치를 다 열어 놓고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였다니요.” 그리고 사건 발생 6년 후 아버지는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갖고 방송국을 찾아왔다. “국과수 본원의 재감정 결과, 누군가 호스를 일부러 빼두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재수사가 시작됐다. 수사 검사는 다시 시신 사진을 꺼내들었다. 그런데 문득, ‘뒷면은 어땠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늘 참혹한 시신의 모습을 보며 골똘히 생각하느라 정작 뒷면의 모습을 제대로 살펴본 기억이 없었다. 그는 부검 기록을 뒤져 뒷면을 찍은 사진을 찾아냈다. 그 순간, 머리가 쭈뼛 서는 걸 느꼈다. (계속) “온몸이 불에 탔는데, 시신의 등은 기이할 만큼 깨끗했다.” 가스가 폭발하기 전, 그날 집에는 또 한 사람이 있었다. 가슴 위로 말려 올라간 브래지어의 섬뜩한 진실,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숯덩이 시신’ 된 27세 아내…가슴 위로 올라간 속옷의 폭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2772 「 〈3〉 ‘만삭 아내’ 살해한 의사 남편…장례식서 노트북 켜고 한 짓 」 만삭의 의사부인 사망사건 재판에서 세계적 법의학자인 캐나다의 마이클 스벤 폴라넨(그림 오른쪽) 토론토대 법의학센터장이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재판의 쟁점에 대한 소견을 밝히고 있다. 법정에서 촬영이 금지돼 중앙일보가 당시 상황을 지켜보며 그림으로 담았다. 김회룡 기자 2010년 1월 14일, 오후 5시5분 경찰서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내가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사망한 것 같아요. 저도 의사인데, 아무래도 사망한 지 수 시간은 흐른 것 같습니다.” 대학병원 레지던트인 남편 백모(31)씨는 유족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다. 그가 전하는 아침의 기억은 평온했다. 아침으로 호두과자를 먹고 모닝 키스를 나누었으며, 아내가 챙겨준 옷을 입고 현관을 나섰다고 했다. 안방 문 앞에서 “잘 다녀와”라며 인사를 건네던 아내의 목소리. 모든 게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아침이었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사인은 ‘질식사’였다. 하지만 수사는 난관에 부닥쳤다. 목을 졸랐을 때 응당 나타나야 할 액흔(손자국)이나 골절이 시신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편 백씨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의사였던 그는 자신의 지식을 동원해 매우 설득력 있는 가설을 내놓았다. “그날 아침, 아내가 어지럼증을 느꼈던 게 아닐까요? 욕조에 걸터앉았다가 갑자기 ‘블랙아웃’이 오면서 뒤로 넘어졌고, 그 과정에서 목이 기묘한 각도로 접히며 질식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건 직후 출동한 과학수사팀은 현장을 꼼꼼히 기록했다. 그리고 그 사진 속에서 결정적인 균열을 발견했다. 현장 사진을 크게 확대해 아내의 눈가를 보던 수사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피가 왜 이쪽으로 흐르지?” 그 핏자국은 남편이 살인범이라는 것을 입증한 결정적 단서가 됐다. (계속) 하지만 살인보다 더 소름끼친 건 의사 남편의 행적이었다. 만삭 아내가 죽기 전날 밤부터 장례식을 지키는 순간까지 의사 남편이 노트북켜고 한 충격적인 짓은 무엇이었을까. ▶ ‘만삭 아내’ 살해한 의사 남편, 장례식서 노트북 켜고 한 짓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3350 ‘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또 다른 기사가 궁금하다면? 하필 북한군 귀순때 총기난사? 김일병의 25발, 그 새벽 진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9127 27살 남친에 “나 애 가졌어”…어느날 죽은 40살 여자의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5586 여중생 일기엔 “그 여관 못잊어”…S대 출신 미남교사 끔찍 실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9950 “공장장이 31명 목 졸라 죽였다” 그 회사 집단 살인의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7119
휴대전화경찰서피해자경기도아버지 -
정치해체된 방첩사령부…‘육사 지우기’ 별(★) 자리 7개→3개 축소[이현호의 밀리터리!톡]
계룡대 통합관리 방첩부대장 준장(★) 보임 신설 방첩기관 수장 육사 출신 한 명도 없어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국군방첩사령부 본부. 연합뉴스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해체에 따라 기존 방첩사의 임무를 대신할 국방방첩본부 등 3개 조직이 공식 창설됐다. 방첩사가 맡았던 방첩·보안·안보수사 등 3대 기능은 신설된 국방방첩본부와 국방보안지원단, 국방부조사본부 내 안보수사단으로 각각 이관됐다. 지난 8월 3 일엔 안규백 장관 주관으로 국방방첩본부 창설식도 거행했다. 방첩사는 지난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 창설 이후 49년간 이어져 왔지만 이번에 군 정보·수사기관 개편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주목할 점은 국방방첩본부과 국방보안지원단, 국방부조사본부 내 안보수사단 신설로 방첩사 지휘부 조직이 완전하게 와해됐다는 것이다. 당장 방첩사령부의 전체 장성 숫자가 7개 자리에서 3개 자리로 대폭 줄었다. 방첩사는 3성 장성급이 보임되는 작전사령부급 부대였지만 12 ·3 비상계엄에 동원되면서 해 체 직전까지 몰린 뒤 기능사령부급으로 격하됐다. 이에 따라 마지막 보임된 방첩사령관은 3성 장성이 아닌 2성 장성이 보직됐다. 국방방첩본부 본부장도 2성(★★), 1처장은 준장(★), 2처장은 2급 군무원으로 변경됐다. 계룡대에 있는 육군본부(준장급)와 해군본부(대령급), 공군본부(대령급)를 각각 담당하던 820방첩부대·830방첩부대·850방첩부대도 통합해 준장(★) 부대로 개편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담당하는 800방첩부대·810방첩부대 또한 통합돼 대령급 부대로 위상이 낮아졌다. 국방부 내에 방첩부대장 사무실도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신설조직인 국방보안지원단장은 현재 공모 중으로 방첩사 출신이 아닌 외부 전문가를 선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조사본부로 이관된 안보수사단장은 대령급으로 방첩사 출신이 아닌 군사경찰 출신이 보직됐다. 대신 방첩사에서 넘어간 안보수사 분야 출신인 대령은 신설된 사이버과학수사단장으로 임명됐다. 기존 방첩사령부의 장성 7개 자리는 방첩사령관 3성(★★★), 참모장 2성(★★), 1처장 준장(★), 2처장 준장(★), 수사단장(★), 국방부 담당 800방첩부대장 준장(★), 육군본부 담당 820방첩부대장 준장(★) 등이 있었다. 특히 방첩사령부 해체로 강한 권한을 가진 군 정보·수사기관 지휘부를 육군사관학교(육사) 출신이 독점하는 시대도 저물게 됐다. 신설된 국방방첩본부와 국방보안지원단, 국방부조사본부 내 안보수사단 등의 부대장 중에 육사 출신이 한 곳도 없다. 1950년 특무부대로 역사가 시작된 이후 육군방첩부대→육군보안사령부→국군보안사령부→국군기무사령부→군사안보지원사령부→국군방첩사령부 등을 거치면서 보임된 49명의 부대장 가운데 5명을 빼고 44명이 육군사관학교 출신이 임명돼 독점하던 조직이었다. 그러나 국방방첩본부장은 학사장교 출신이, 국방방첩본부 내 1처장도 공군사관학교 출신이 임명됐다. 계룡대에 신설된 통합 방첩부대장도 3사관학교(3사) 출신이 보임됐다. 국방보안지원단장도 방첩사 출신이 아닌 외부 전문가로 선발할 예정이고, 국방부조사본부 내 안보수사단장 역시 군사경찰 출신이 보임됐다. 군 관계자는 “64년 만에 문민 출신 국방장관 시대가 열린 만큼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던 군 정보·수사기관도 이번에 해체와 개편을 통해 헌법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예 방첩기관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며 “그 동안 군 정보·수사기관이 육사 출신의 기득권 유지 창구로서 육사 출신이 독점하던 구조도 와해시켰다 ”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육군사관학교연합뉴스비상계엄경기도 -
사회‘남태령대첩’에서 호명된 언니네텃밭 꾸러미가 시작된 곳
횡성 여성농업인지원센터가 잇는 도시와 농촌① 토종씨앗 운동 언니네텃밭 횡성 오산공동체 앞에서 여성 농민들의 모습. 오른쪽 끝이 한영미 횡성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 소장이고,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서근영 씨다. (사진 제공-한영미) 횡성은 2021년 전국 최초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을 위한 횡성형 여성일자리사업'으로 남녀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씨앗을 뿌린 곳이다. 농촌에서 관행상 같은 노동을 하고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적게 받은 임금의 부족분을 지자체 지원금 등으로 보완하여 ‘성평등 임금’을 실현한 정책이다. 또한 지난겨울 ‘남태령대첩’에서도 호명된 '언니네텃밭 꾸러미' 사업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여성농민들이 토종씨앗으로 생산한 제철농산물을 도시의 소비자들이 정기적으로 구입하는 직거래 사업이다. 횡성군은 여성농업인육성 지원 조례, 횡성군 토종농작물 보존·육성 조례,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조례, 식생활교육 지원 조례 등 여성 농민의 삶과 직결된 굵직한 조례들도 제정한 바 있다. 이 모든 사업과 조례 제정의 교차점에는 횡성군 여성농업인단체협의회와 비영리법인 횡성 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가 있다. 이들 단체를 이끌어 온 한영미 소장과 토종씨앗 담당자이면서 언니네텃밭 활동가인 서근영 씨를 인터뷰했다. 농촌과 지역사회, 그리고 여성농업인을 위한 활동과 정책을 꾸준히 만들어온 경험과 노하우를 총 3회에 걸쳐 들어본다. [편집자 주] ‘토종씨앗’ 기후위기의 대안, 지역생태계 다양성의 보루 왕가래팥, 녹두팥, 아주까리밤콩, 옥지기가지, 흰고구마, 흑수박, 보리밭완두, 붉은꽃완두, 흰당근, 밭벼, 당아욱, 산당귀, 차즈기, 하늘마… 지난 5월에 횡성 채종포(씨앗을 받기 위해 마련한 밭)를 방문했을 때 자라고 있던 작물들의 이름이다. 이름처럼 온갖 색, 다양한 모습으로 열매 맺고 있는 이 작물들은 횡성의 여성 농민들이 지키고 이어온 ‘토종’ 작물들이다. 토종씨앗은 일반 개량종과 달리, 농민들의 토착 지식으로 최소 30년 직접 갈무리하고 심어 온 씨앗이다. 기후와 토양 등 지역의 고유한 풍토에 적응해 ‘생물종 다양성’을 유지하고, 병충해나 환경 변화에 적응력이 강하다. 그래서 이상기후로 인한 기후 위기의 대안으로, 지역 생태계 다양성을 지킬 보루로 토종씨앗은 더욱 절실하게 호명되고 있다. (관련 기사: 토종씨앗은 “오래된 미래” https://ildaro.com/4816) 수십 종의 토종 작물들을 키우고 씨앗을 받아 이어가는 횡성 채종포는 얼핏 보면 200평 남짓한 평범한 밭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밭은 1970년대 초부터 농촌에서 진행된 통일벼 보급 등 대규모 영농 정책과 개량종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한 토종씨앗들이 복원되고 있는 밭이다. 횡성군 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 토종씨앗 지킴이들이 농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토종씨앗을 수집했다. 그렇게 모은 씨앗들이 10년 넘게 채종포에서 재배되고 있다. 횡성 채종포에서 근영 씨가 풀을 뽑고 있다. 다양한 토종씨앗을 뿌려 작물을 재배하고 갈무리하는 채종포에서는 천연 농약을 만들어 쓰고, 돼지감자액, 고사리 삶은 물, 미생물액을 배양해서 물을 준다. (사진 촬영-호미) 씨앗을 갈무리하고 저장하고 나누고…씨앗의 전승자, 여성농민 호미 : 토종씨앗 운동이 다국적 종자기업의 GMO 농산물에 대항하는 시민운동으로 시작된 걸로 알고 있어요. 횡성여성농업인센터에서 어떻게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을 주된 사업으로 하게 되었을까요? 한영미 소장 : 토종씨앗 운동 초기에 환경운동연합, 전국귀농운동본부, 흙살림, 토종씨드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다같이 했지요. 여기서 토종씨앗 나눔을 하거든요. 근데, 농사 지어서 씨앗을 불려 온 사람들이 다 여성농민이었어요. 원래 씨앗을 갈무리하고 저장하고, 나누는 게 여성농민들이 해오던 일이에요. 기업농, 산업농은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전여농하고 토종씨드림, 그리고 우리 센터에서 이 운동을 주된 사업으로 만들었지요. 그렇게 채종포(씨앗을 채종하기 위한 공동 밭)를 시작했어요. 2005년에 시작된 채종포는 2009년 횡성 언니네텃밭 사업으로 이어진다. 전국 최초였다. ‘언니네텃밭’은 농산물 꾸러미 직거래 플랫폼이다. 토종 농사를 짓는 여성농민들이 직접 생산한 작물로 농산물 꾸러미를 보내면, 구독자인 도시의 소비자들은 집에서 꾸러미를 받아본다. 횡성읍에 이어 한영미 소장이 사는 오산리에서도 언니네텃밭 꾸러미 2호점이 만들어졌다. 한영미 소장 : 제가 1992년에 귀농해서 10년 동안 축사에 살면서 정말 농사일 열심히 했어요. 허리도 나갈 정도로. 그때 ‘찐 농사꾼’ 언니들, 동네 언니들이 정말 예뻐해주셨어요. 이 동네 ‘이효리’였어요. 그때는 차도 나 혼자만 있었어요. 장날마다 언니들이랑 장 구경 다니고, 언니들 건강검진 받으러 간다면 같이 다녔죠. 겨울이면 화투 치러 다니고 집집마다 커피 마시러 다니고. 근데 제가 여성농업인센터를 2002년에 시작했는데, 마을에서 읍으로 출퇴근하잖아요. 횡성읍 언니네텃밭도 시작하고, 센터 일에 집중하니까 동네 사람들 볼 일이 없는 거예요.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고. 그래서 계를 만들어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보자고 했는데, 그 사이 언니들이 다 없어졌어요. 돌아가시기도 하고, 도시로 떠나시고. 그러면서 후회가 몰려오는 거지요. 여성 농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된다고 활동하는 건데, 정작 내가 사는 마을이 비어가는데 뭐 하고 있나. 그래서 우리 동네에 ‘오산 언니네텃밭’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이건 우리 마을에서 해야 된다, 그래 가지고 마을 안에 들어와서 마을 언니들하고 일을 시작한 거죠. 그렇게 2010년부터 시작한 오산공동체가 갖은 부침을 겪으며 지탱해 오던 2022년에 서근영 씨가 횡성으로 귀농했다. 한영미 소장에게 서근영 씨의 귀농은 오랜 가뭄에 단비였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두 사람은 토종씨앗 운동으로 인연을 맺고 있었다. 서근영 : 당시에 저는 서울에 있었어요. 서울여성회 회원이었고, 용산에서 공동육아에 참여하고 있었어요. 언니네텃밭 만들기 바로 전에 횡성 여성농업인지원센터에서 전통음식 전수사업으로 두부를 만들었거든요. 여기 두부가 너무 맛있어서 두부를 공동 구매해서 어린이집으로 배달 받으면 우리 아이들이 집으로 가져왔죠. 좀 장난같이(웃음). 환경 모임을 하면서 토종씨앗 운동을 만났어요. 토종씨앗이 계속 지켜지려면 어디선가 소비돼야 하잖아요. 그 소비를 만들어내자고 ‘꾸러미’라는 게 만들어지고 전국여성연대,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여성회에서 소비자를 모으고, 생산자는 전여농에서 모으자 이렇게 된 거였죠. 전국여성연대 회원들이 먼저 꾸러미를 신청했지요. 저도 횡성에 농활 왔었죠. 소비자로 시작해서 2010년에 언니네텃밭 여성농민생산자협동조합에서 상근자로 일하다가, 이후 횡성에 귀농하면서 이곳 센터에서 토종 사업을 맡고 있어요. 이젠 꾸러미 ‘생산자’도 되고요. 언니네텃밭 꾸러미를 소비자에게 보내기 전 날. 작업장에서 서근영 씨가 꾸러미에 넣을 명이나물 장아찌를 담고 있다. 횡성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의 토종씨앗 활동 담당자인 근영 씨는 언니네텃밭 생산자이기도 하다. (사진 촬영-호미) 호미 : 소비자에서 생산자까지, 엄청난 진급이네요. 서근영 : 여기가 좀 그래요. 진급도 많이 시키고…. 하는 게 많아요. 서근영 씨는 센터에서 여성농민으로서 본인이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을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했다. 토종씨앗을 받는 채종포, 토종씨앗을 키우는 농부를 양성하는 ‘토종씨앗지킴이 양성교육’, 경로당 등에 토종 농산물의 가치를 알리는 식생활교육 매니저 양성과정, 시민들에게 텃밭 한 줄을 분양하는 ‘한줄농사’, 횡성의 토종 씨앗들을 모아둔 씨앗도서관, 센터에서 매월 열리는 작은 장터-다섯시장, 토종씨앗축제 등이다. 이 모든 활동의 중심에 여성농업인지원센터가 있다. 채종포에서 ‘씨앗도 키우고 사람도 키우고’ 언니네텃밭, 토종 한줄농사, 다섯시장…줄줄이 사업으로 이어져 토종씨앗 채종포는 이후 경기도 고양시 생협협의회 및 전 행복중심 생협연합회 회원들이 참여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채종포’로 바뀌었다. 이 소비자 활동가들은 매월 횡성으로 채종포공동경작 활동을 하러 온다. 여성농민들과 함께 밭을 갈고, 작물을 심고, 씨앗을 함께 받는다. 모금을 통해 운영 기금도 매해 전달한다. 채종포는 토종 작물을 키우고 씨를 받아 이어갈 뿐 아니라 토종씨앗 지킴이 활동의 장으로, 소비자들의 현장 체험과 교육장으로도 이용된다. 4년 전부터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서 ‘토종 한줄농사’를 짓는다. 서근영 : ‘토종 한줄농사’는 한 이랑씩 분양을 해서 한줄농사예요. 토종씨앗과 농사에 관심이 있는 지역민에게 분양했어요. 저희는 농촌에서 농사 안 짓는 사람들은 농사에 관심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의외로 땅이 없어서 농사를 못 지었다는 듯이 신청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농사가 꼭 큰 땅이 필요하거나 전업농만 하는 게 아니잖아요. 여기는 나오는 땅들이 규모가 크니까, 작게라도 농사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오히려 별로 없거든요. 한줄농사를 통해 농민들이 멘토처럼 토종씨앗과 친환경 농법에 대해서도 알려주니 더 좋아하신 거 같아요. 횡성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 회원들이 만든 ‘다섯시장’ 팝업 그림판. (사진 촬영-호미) 한영미 소장 : 작년에 토종씨앗 지킴이 교육에 참석한 교육생이 한줄농사를 신청했는데 나중에 50평을 분양받았어요. 자연스레 꾸러미 생산자가 되더라고요. 올해는 자녀교육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밭에 또다른 청년여성 농업인이 들어와 꾸러미 생산자가 되었어요. 그래서 한줄농사 밭이 저희한테는 의미가 커요. 토종씨앗에 대한 교육도 하고, 선후배 농민 간 교류하면서, 농업·농촌에 대한 토착 지식 같은 것도 전수되고요. 토종씨앗 농부를 길러내요. 올해 무경운, 무비닐 생태텃밭에도 처음으로 도전했어요. 서근영 : 토종씨앗 지킴이 분들한테 씨앗을 드리고 심게 하죠. 이분들이 대부분 소농인데 친환경으로 작게 농사짓는 생산자들에게는 판로가 없어요. 지역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파 한 단을 사려 해도 마트에 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지역 소비자들과 소농을 직접 연결하려고 만든 게 ‘다섯시장’이에요. 센터 앞마당에서 열려요. 큰 장은 아니지만,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이죠. 채종포는 토종씨앗만 키우는 곳이 아니다. 사람을 키우고 관계 맺게 한다.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공유지다. 땅만 있는 게 아니라 도와주는 사람과 토착 지식까지 딸려 있는 이 공유지를 통해 토종씨앗 지킴이 양성과정이 만들어지고, 장터-‘다섯시장’까지 이어졌다. 다섯시장의 물품은 생산자 언니들이 만들어온 고추부각, 두부, 계란 등 언니네텃밭 생산물과 횡성양조에서 팥줄배기옥수수로 만든 전통 증류 소주, 우리밀 빵, 나무 도마 등 목공예품들까지 다채롭다. 봄에는 삼잎국화나물로 나물김밥을 만들기도 하고, 여름에는 토종팥 팥빙수를 만들어 먹는다. '꾸러미 부엌 체험'도 있는데 꾸러미 채소로 반찬을 만드는 기회다. 네이버 밴드를 통해 미리 품목을 안내하고 신청을 받는다. 특히 언니네텃밭 꾸러미를 할인가로 담아갈 수도 있다. 안 쓰는 물품을 서로 나누는 ‘아나바다 장터’도 동시에 열린다. 여성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들은 식생활 교육의 교재가 되기도 한다. ‘횡성 식생활네트워크’에서 양성한 식생활교육 활동가들은 토종 농산물을 가지고 어린이집, 학교, 마을회관, 경로당 등을 찾아간다. 이 교육에서 참여자들은 토종 농산물을 만지고, 냄새를 맡고 맛보며 농업·농촌, 로컬 푸드, 토종의 가치를 배운다. 지역 먹거리를 사고 먹는 일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건강을 돌보고 지역과 농업과 농촌을 지키는 실천임을 알아간다. 채종포에서 받은 씨앗은 센터 안 ‘씨앗도서관’으로 모인다. 도서관은 토종씨앗을 보관하고, 횡성의 농민들과 나누는 거점이 된다. 씨앗도서관의 조그마한 병들에 알알이 들어있는 씨앗들은 예술작품을 방불케 한다. 퍼렁콩, 검은 옥수수, 흰 땅콩, 메옥수수, 뚱오이, 돼지파…. ‘같은 씨앗도 키우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생겼다’는 한영미 소장의 이야기까지 들으면, 씨앗들 하나하나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 여성농업인지원센터 한켠에 있는, 작지만 씨앗을 나누고 토종씨앗 축제도 열리는 넉넉하고 다채로운 도서관이다. 비영리법인 횡성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는 매해 농사일지를 발간한다. 센터에서 보유하고 있는 토종씨앗들의 품목과 분류, 채종자와 채종밭, 보관 장소와 현지 보관 여부까지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사진 촬영-호미) “남태령에서 왔다고 하더라고요” 젊은이들이 생산자로, 소비자로 합류하면서 생기는 변화들 서근영 : 우리 센터에 토종씨앗 지킴이 교육 받으러 오셔서 꾸러미로 이어진 분들 중에 젊은 분들이 계셔요. 이분들이 생산을 하면 또 이 꾸러미가 달라져요. 한 친구는 혼자서 토종씨앗 40~50종을 하는 친구도 있어요. 상추만 해도 6~7가지를 해요. 저희도 이 친구들 덕분에 몰랐던 걸 알아가요. 개량종은 빨리 수확하잖아요. 근데 토종은 “하도 안 달려서 파버릴까 하는데 달리더라”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거든요. 그러니까 개량종도 심고 토종도 심으면 수확할 수 있는 기간이 더 긴 거예요. 그래서 꾸러미에 물건을 계속 낼 수가 있죠. 한영미 소장 : 꾸러미가 어렵기는 해도, 그래도 이어가요. 이게 지역에도 여성농민에게도 크게 도움이 돼요. 여성농민이 직접 가격을 매기고, 여성농민 계좌에 돈이 들어가니까요. 적은 금액이지만요. 기후정의나 식량주권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가 없어요. ‘접어야 하나’ 할 때마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요. 작년부터 언니들 빈 자리에 젊은 친구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언니들처럼 온전히는 못해도, 농지은행 통해서 농지도 분양받아서 농사짓는 친구도 있고, 토종씨앗 지키는 활동하면서 들어온 청년 초보 농사꾼도 있고요. 빈티지 샵을 하는 친구는 오전에 와서 작업을 해 주고 점심 먹고 가는 거죠. 서울 간 친구도 일주일에 이틀이나 삼일 와서 일하죠. 평생 농사를 짓고 있었던 언니, ‘찐농민’ 언니가 지난 주에 합류했어요. 그 언니는 농사도 짓고 요양보호사도 하시는 분인데, 성평등 교육 같이 들으면서 만난 분이에요. 센터에서 사업을 하면서 조금씩 활동가들이 만들어져요. 정말 고맙고 소중한 사람들이죠. 서근영 : 이번에 좀 놀랐던 게, ‘남태령’을 기점으로 꾸러미 회원도 작년에 많이 늘었어요. 후원도 늘었고. 언니네장터 이용자가 크게 늘었어요. 남태령 때 자유발언에서 “저 언니네텃밭 꾸러미 회원이에요.”하는 분도 계셨고…. SNS 통해서 많이 이야기됐나 봐요. 꾸러미가 전체적으로는 하향 추세였던 게, 소비자가 대부분 1인가구라 집에서 밥을 해 먹을 수가 없잖아요. 지금은 1인 꾸러미도 있지만, 대부분 배달을 해 먹거나 포장해 오거나 이러니까. 그 와중에 늘었다라는 게, 이 사람들은 누구지? 우리에게 이런 결과들이 온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뿌듯하고…. 작년에 ‘다섯시장’에 서울여성회에서 왔어요. 센터에서 도농 교류 사업을 하거든요. 차 한 대가 왔는데, 완전 젊은 친구들인데, 남태령 친구들이라고 하더라고요. 여성농민들하고 교류하기 위해서 왔다는 거예요. 올해 또 한 번 올 거예요. 이런 흐름을 상설화해야겠다, 그 친구들에게 부스 하나를 줄 수도 있죠. 그리고 농사짓는 언니들도 좀 새로운 공기를 쐬고 싶잖아요. 새로운 음식도 먹고 싶고. “농촌 공동체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공익적 지원 필요합니다” 호미 : 토종씨앗 사업이 씨앗을 지킬 뿐 아니라 지역과 도시, 농촌을 잇고 있네요. 이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게 있다면요? 인터뷰하며 언니네텃밭 꾸러미 싸는 일을 거들었다. 신문지를 깔고 계란을 6알씩 싸고, 마늘쫑, 쑥갓 등은 무게를 재서 나눠 넣고, 쑥을 방앗간에 가져다주었다. 쑥떡 맛이 궁금해 직접 꾸러미를 주문했더니, 다음 날 집에 온 풍성한 꾸러미 모습이다. 쑥떡과 미나리 물김치가 향긋하기 그지없다. (사진 촬영-호미) 한영미 소장 : 토종씨앗 공부하기 위해 왔다가 꾸러미 생산자가 되시는 분들이 매년 조금씩 늘고 있는데요. 채종포나 언니네텃밭, 여성농업인센터는 청년여성 농업인에게는 농촌에서 살아갈 힘을 키우고 자기 농사를 배울 수 있는 거점이 된다고 봐요. 정부가 귀농귀촌정책 사업으로 청년들에게 지원금을 주는데, 자기 농사 짓는 거에만 주지, 지역 농촌공동체에 들어가서 뭘 해보게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농사의 가치를 실현하고 싶은 사람들, 농촌 지역사회 공동의 가치를 도모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공익적 지원이 있으면 좋겠어요. 호미 : 귀농하신 근영 씨에게도 여쭤볼게요. 농촌에 살고 싶거나 농사를 짓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서근영 : 저는 내려오는데 걱정하거나, 뭘 준비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안 했어요. ‘언니들이 있으니까 가면 되지.’ 하고 왔기 때문에 정말 고민 없이 간다 했죠. 처음에 여자 둘이 내려와서 사는데 걱정하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그런 걱정은 거의 안 해봤어요. 이미 오랫동안 마을에 자리잡은 언니들이 저와 함께하는 거잖아요. 든든하죠. 안정감이 크죠. 호미 : 마을살이는 어떠세요? 도시는 ‘마을’이라는 걸 실감하기 어렵지만, 귀농귀촌을 하는 동시에 마을공동체 성원이 되잖아요. 귀농귀촌했으면 마을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요. 서근영 : 그쵸. 근데 저는 그냥 여성농민회와 센터에 녹아든 거 같아요. 농촌 언니들 테두리 안에 들어왔다는 느낌이 더 큰 것 같아요. 센터를 통해서 횡성을 알아가요. 좋은 사람을 알아가고, 맛있는 식당도 알고. 서울에 있을 때도 접하기 어려웠던 좋은 교육을 받고 있어요. 센터는 그냥 막 도와줘요. 그냥 이 사람이 농촌에 왔다, 정착하겠다는 사람이다 하면, 할 수 있는 한 다, 최대한 도와줘요. ‘이렇게도 해보자’, ‘저것도 해보자’ 해요. 도시에서 살다가 농촌에 온다는 게, 사실 너무 큰 전환이잖아요. 미리 알 방법도 없고, 엄청난 결단이 있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사람들이 너무 많은 준비를 하는 거예요. 돈도 필요하고, 농사 교육도 엄청 들어야 되고, 작목을 미리 정해가지고 내려오라고…. 일반 귀농귀촌 교육이 그렇게 진행되더라고요.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삶에 관심이 있고 농사를 마음에 두고 있는 여성이라면 농사를 시작했고 안 했고를 떠나서 먼저 여성농업인지원센터를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여기서 정말 좋은 여성농민, 언니들을 만날 수 있어요. [2부에서 이어집니다] [필자 소개] 호미 : 귀농운동본부 귀농통문 편집위원,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여성농어업위원회 위원, 장애활동지원사, 동화집필 노동자이다. 서울에서 귀농했다가 도시로 역이주했지만 다시 귀농 준비를 하고 있다. 여자들이 귀농하기 만만치 않지만, 그 여자들도 만만치 않다는 걸(지민주 노래 ⌜세상에 지지 말아요」를 따라썼다) 드러내려고 쓴다.
기후위기삶의 질SNS네이버경기도 -
아직 공개된 뉴스가 없습니다.
새 기사가 준비되는 대로 이곳에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