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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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독파모 위에 4.7조 ‘프런티어 AI’…‘국가대표 AI’ 판 바뀌는 이유
정부가 '국가대표 AI' 육성 사업인 독파모를 중단하는 대신, 4조 7000억 원 규모의 출자금을 투입해 최첨단 프런티어 AI 모델 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기존 독파모 사업은 유지하면서 대규모 GPU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을 얹는 방식으로, 글로벌 AI 경쟁력 강화와 국가 전략자산 확보를 노리고 있습니다.
독파모프런티어 AI과학기술정보통신부 -
IT[단독] 정부, ‘국가대표 AI’ 중단 검토...세금 5조 투입하는 SPC 설립 논의
정부가 독자 AI 모델 개발을 위해 추진해온 '국가대표 AI' 프로젝트의 중단을 검토하고, 대신 세금 5조 원이 투입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프런티어급 AI 모델을 개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존 예산 낭비 비판과 함께 스타트업이 배제되고 특정 대기업 지원 사업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가대표AI과학기술정보통신부특수목적법인 -
IT9조4000억 'AI 국가' 예산, 절반은 GPU에…국회 심사 격전지 셋
국회가 2027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가 편성한 9조 4000억 원 규모의 AI 대전환 예산 중 절반 가까이가 GPU 서버 확보 등 AI 컴퓨팅 자원 강화에 투입된다. 과기정통부는 '모두의 AI' 사업과 최상위 AI 모델 개발, 고품질 학습 데이터 지원 등을 통해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미국·중국과의 격차를 좁혀나갈 방침이다.
AI 예산GPU과학기술정보통신부 -
IT독파모 넘어 '프런티어 AI' 공동개발…정부, SPC 설립 검토
정부가 국내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해온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를 여러 기업이 참여하는 프런티어 AI 공동 개발 방식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개발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조만간 세부 재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프런티어 AI특수목적법인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경제명지노인복지관, 한가위 맞이 어르신에 500명에 한우설렁탕 대접
정부 지원과 SK텔레콤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모두의 AI' 사업은 단순 챗봇을 넘어 전화와 문자로 일상 업무를 실행하는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서비스의 중심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독자 AI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SK텔레콤의 자체 AI 모델 'A.X K2'가 활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공지능(AI)파운데이션 모델LG AI연구원AI 에이전트 -
세계글로벌 AI 격변, 한국의 중국의 가는 길이 다르다
태평양 양쪽에서 두 개의 AI 서밋이 열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은 공급망의 길목을 다졌고, 상하이에서 중국은 새로운 규범 기구를 세웠다. 하나는 분배를, 하나는 진영을 겨냥한다. 7월24일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년 8월, 우리는 새로운 개념 하나와 마주한다. ‘기정학(Tech-politics)’이다. 영토를 둘러싼 지정학, 공급망과 자본을 다투는 지경학 위에 이제 기술 주권이 안보와 국부를 가르는 기정학이라는 세 번째 층이 얹힌다.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을, 인터넷이 정보혁명을 열었듯이, 첨단기술이 만드는 이 세 번째 층은 문명사적 전환의 신호다. 태평양을 사이에 둔 두 도시에서 그 신호가 거의 동시에 울렸다. 7월24일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을 ‘대체 불가능한 AI 핵심 거점국’으로 선언했다. 젠슨 황(엔비디아), 샘 올트먼(오픈AI), 다리오 아모데이(앤스로픽), 혹 탄(브로드컴)이 앉은 자리에 이재용(삼성전자), 최태원(SK), 정의선(현대차), 이해진(네이버) CEO 등이 함께했다. 한국 기업과 미국 빅테크 간의 양해각서가 줄줄이 이어졌다.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행사였다. 그보다 며칠 앞선 7월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개막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홉 번째 대회 만에 처음으로 직접 참석했다. 중국 정부가 주최한 이 행사의 메시지는 하나였다. 인공지능은 특정 국가의 ‘독주’가 아니라 세계가 함께 연주하는 ‘교향곡’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주최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쥐고 있는 확실한 카드 때문이다. 지금 AI 산업의 발목을 잡는 최대 난제는 ‘폰 노이만 병목(Von Neumann Bottleneck)’이다. 연산장치는 비약적으로 빨라지는데 데이터를 실어 나르는 통로가 좁아, 결국 계산 장치가 데이터를 기다리며 공회전하는 현상이다. 이를 물리적으로 뚫을 유일한 열쇠가 고대역폭 메모리(HBM)다. 한국은 이 시장의 80% 이상을 쥐고 있다. 이 지위를 ‘초크포인트(Chokepoint)’, 혹은 공급망에서 빠지면 전체 체계가 멈추는 ‘린치핀(Linchpin)’이라 부를 수 있다. AI 패권을 쥔 미국 빅테크조차 한국의 생산능력 없이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 냉전기 상호확증파괴(핵무기를 통해 공포의 균형을 이루는 것)에 비견될 만한 이 비대칭적 의존이, 미국 빅테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팽팽한 협력 관계를 만들었다. 7월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WAIC 개막식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른 참석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었다. ©REUTERS 같은 시기 상하이에서는 다른 카드가 나왔다. 상하이에 본부를 둔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설립 협정에 29개국이 서명했다. 시진핑 주석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AI 전문 인력 5000명 연수 계획을 제안했다. 기상예보 AI ‘마조’를 30개국에 적용해 기후변화와 재해에 대응하겠다는 구상도 나왔다. 샌프란시스코와 상하이의 문법은 전혀 달랐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은 한·미 빅테크 결합으로 공급망의 축을 다지며 ‘대체 불가능한 생산 거점’을 겨냥했다. 상하이에서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를 결속해 WAICO라는 규범체제를 세우고, 이를 발판 삼아 미국 주도의 기술 블록화에 맞서려 했다. 중국은 미국의 기술 통제에 맞서 글로벌 사우스를 끌어안는 정치·규범적 우산을 구축했지만, 한국은 누구도 우회할 수 없는 하드웨어와 응용 인프라를 쥔 ‘대체 불가능한 공급망 파트너’를 자임한다. 중국은 AI 2강으로서 규범을 만드는 자리에, 한국은 반도체 핵심 공급국으로서 공급망의 길목을 지키는 자리에 서 있다. 두 자리에 절대적인 우열은 없다. 다만 자신이 어느 자리에 서 있는지 모르면 전환기의 거센 변동성을 고스란히 맞게 된다. 이 구도는 각자의 언어에도 그대로 배어 있다. 시진핑 주석은 ‘사람 중심’과 ‘선을 향한 기술’을 내세워 미국의 독점적 기술 봉쇄를 비판하고 다자간 협력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줄 하나로는 소리를 낼 수 없고, 나무 한 그루로는 숲을 이룰 수 없다”라는 옛말을 빌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술의 성과가 특정 계층에 머물지 않고 사회 전체로 퍼지는 ‘AI 기본사회’를 제시했다. 연설을 미국 시트콤 〈프렌즈〉 주제곡의 한 대목(서로가 곁에 있어주기에 함께할 수 있다는 취지)으로 맺은 것도 상호 신뢰와 동반자적 연대를 강조하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의 ‘글로벌 AI 허브’와 중국의 ‘WAICO’는 모두 글로벌 사우스의 AI 격차를 메워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다만 그 문제의식을 담는 그릇이 다르다. 중국의 사람 중심 가치는 미국 중심 질서의 불평등을 겨냥한 거시적·반패권적 담론에 가깝다. 한국의 AI 기본사회는 AI가 만드는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교육·의료 같은 보편적 기본권으로 되돌리자는 분배 모델이다. 하나는 진영을, 하나는 분배를 겨냥한다. 중국이 주도한 WAICO는 하루아침에 나온 기구가 아니다. 2023년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2024년 ‘상하이 선언’을 거쳐 2026년 국제기구로 제도화됐다. 유엔 보고서가 지적하듯, 첨단 AI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남반구는 여전히 크게 뒤처져 있다. 중국의 답은 명료하다. 최고 성능이 아니라 ‘충분히 좋은’ 성능의 AI를 값싸게, 대량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이 이를 가능케 했고, 태양광·풍력 발전설비의 급속한 증대가 필요한 전력을 뒷받침했다. 2025년 1월 딥시크 R1의 등장은 이 생태계에 기름을 부었다. 신용카드도, 구독료도, 까다로운 정치적 조건도 없는 AI 접근성, 이것이 중국이 남반구를 끌어당기는 힘이다. 문턱 없는 접근은 공짜가 아니다 바로 여기에 역설과 반전이 담겨 있다. 미국이 첨단 모델에 정치적 조건을 달아 문턱을 높이는 사이, 중국은 문턱을 없애는 대신 출구를 좁혔다. 문턱 없는 접근은 공짜가 아니다. 중국의 기술 표준과 인프라에 깊숙이 편입되는 또 다른 형태의 종속이자 의존이다. 한국과 중국의 전략은 바로 이 지점에서 겹치며 부딪친다. 두 나라 모두 글로벌 사우스를 주무대로 삼고 AI를 공공재로 내세운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 주도 질서에 맞서는 대안적 거버넌스로 WAICO를 구상하는 반면, 한국은 미국 중심의 빅테크 공급망에 깊이 결속돼 있다는 점에서 출발선이 다르다. 한국은 AI를 ‘공공지능’으로 규정해 공적개발원조(ODA)와 묶고, 저개발국의 의료·교육·빈곤 문제를 실질적으로 푸는 데 목표를 둔다. 한국은 분명한 강점이 있다. ‘포용성과 혜택의 보편적 공유’라는 규범은 기술 패권 다툼에 지친 신흥국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소프트파워다. 여기에 K컬처 종주국의 위상이 더해지면 그 힘은 배가된다. 미·중 갈등 속에서 지정학적 압박을 느끼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게 한국은 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매력적인 파트너다. 한국이 ‘글로벌 AI 허브’를 통해 확보해야 할 핵심은 다자주의적 정당성이다. 이는 장기 국가발전전략의 토대가 될 것이다. 개도국과의 기술 격차를 메우는 일방적 시혜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가 쥔 ‘대체 불가능한 인프라’의 지위를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각국의 언어·문화·산업 환경에 맞게 자생적으로 작동하는 기후변화, 재해·재난, 보건의료 특화 AI가 자라날 협력 허브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중국이 짜고 있는 생태계와 한국을 명확히 가르는 차별점이다. 7월24일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짜야 할 ‘판’의 설계도 실행은 세 층위에서 함께 작동해야 한다. 정부 층위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먼저다. 아시아·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테스트베드를 골라, 점에서 시작해 면으로 넓혀가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중국이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라는 넓은 면을 처음부터 동시에 공략하는 것과는 차별화된 접근이다. 기업 층위에서는 시야를 넓혀야 한다. 단기 상업적인 수익을 넘어, 글로벌 사우스와 신흥국의 기후·보건·재해 인프라 결핍을 한국의 AI와 제조 역량으로 메우는 B2G(기업-정부 간 거래) 모델을 장기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민간 층위에서는 ‘풀뿌리 데이터 주권’을 실험해볼 만하다. 지역사회 기반 협동조합이나 커뮤니티 거버넌스가 지역 밀착형 보건·재난 데이터를 스스로 모으는 방식이다. 기후위기와 재난, 보건 비상 상황의 1차 대응은 언제나 현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민간 공동체가 지역 취약계층의 위기를 AI로 살피고 안전망을 세우는 주체로 나설 여건을 만드는 것은 ‘AI 기본사회’라는 규범을 지역 차원에서 실천하는 길이다. 동시에 신흥국으로 퍼뜨려야 할 우리 전략의 핵심축이다. 마지막으로 AI 안보도 빠뜨릴 수 없다. AI는 경제성장의 도구일 뿐 아니라 국가 생존을 가르는 신안보 전략 그 자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원칙이 필요하며, 이것이 곧 우리의 평화 신전략이 되어야 한다. 첫째, 치명적 무력 사용의 최종 판단을 기계에 넘기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군사 영역에서 ‘인간의 유의미한 통제’를 국내법과 군 교리에 명시하고, 핵·미사일 지휘통제 계통에서 AI를 배제하는 규범을 국제 의제로 적극 주도하는 것이다. 둘째, 남북 간 AI 기술 격차의 안정적 관리다. 격차가 벌어질수록 상대는 비대칭 수단에 기대게 되고, 그 비용은 고스란히 우리 국가발전전략의 무거운 부담과 안보 비용으로 돌아온다. 남북 AI 격차를 관리하는 일은 한국이 군사 AI 통제 논의를 국제 무대에서 이끄는 도덕적·지정학적 지렛대이기도 하다. 이 신안보 전략을 한국이 앞서 제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그리는 글로벌 AI 허브에 다가가는 가장 모범적인 길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단순한 기술 추종자에 머물지 않는다. 압도적인 하드웨어 초격차와 ‘AI 기본사회’라는 포용적 규범을 결합하면 AI 시대 새로운 국제질서를 설계하고 제안할 수 있다. 한국의 위치와 역할에 부합하는 ‘기정학적 린치핀’으로 도약할 발판을 다져야 한다. 상하이와 샌프란시스코 이후,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분명한 방향이다.
샌프란시스코 AI 서밋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리오 아모데이이재명 대통령글로벌 사우스 -
경제‘AI 토건사업’ 3대 메가프로젝트, 청구서가 밀려온다
[이광석의 실리콘 유토피아]‘3대 메가프로젝트’는 막대한 전력·물·광물·냉각 기반시설 요구하는 ‘자연 추출 기계’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7월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램프’ 레스토랑에서 열린 글로벌 에이아이(AI) 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하드웨어 사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연합뉴스 2026년 7월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콘퍼런스홀에 나란히 선 인물들을 보다가, 나는 이것이 정상외교의 한 장면인지 기업 총수들의 회동 자리인지 잠시 헷갈렸다.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에 두고 양 날개에 최태원(에스케이그룹), 이재용(삼성전자), 정의선(현대차그룹), 이해진(네이버) 같은 국내 기업 총수들과 함께 젠슨 황(엔비디아), 다리오 아모데이(앤트로픽), 샘 올트먼(오픈AI), 혹 탄(브로드컴) 같은 글로벌 빅테크의 수장들이 나란히 늘어섰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은 대체 불가한 글로벌 인공지능(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른바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발표했다.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빅테크 기업 총수들과 나란히 국가의 미래를 선언하는 이 장면은, 이제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을 진정 ‘깐부’(동반자)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2026년 6월 청와대 국민보고회에서 두 재벌 총수에게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며 그들을 “국민 영웅”으로 칭송했던 대통령의 행동에서는 재계와의 그 어떤 긴장 관계조차 잃은 ‘기업 국가’의 모습까지 엿보인다. 진정한 ‘깐부’ 연출한 대통령과 총수들 정부는 샌프란시스코 AI 구상에 앞서 서남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팹(생산공장) 증설, AI 데이터센터 신설, 피지컬 AI 투자를 묶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예상 투자 규모는 4700조원이 넘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계획을 통해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의 치적을 새 과업과의 연속선상에 두려 하지만, 정작 이들 국가 인프라(기반시설) 구축 사업이 우리 사회에 미친 혹독한 대가는 무시하고 있다. 예컨대, 경부고속도로는 무리한 공기 단축이 낳은 인명 희생과 국토 불균형을, 정보고속도로는 통신 재벌 특혜와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남겼다. 국가 인프라 구축을 통한 성장과 발전은 그만큼 우리 사회 누군가의 희생을 대가로 했다. 게다가 그 희생과 비용은 성공의 자축에 취하면 잘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AI 메가프로젝트로 상징되는 ‘이재명의 길’은 단지 성장의 과실만을 우리에게 보장할까? 국가의 AI 속도전이 장차 우리 사회에 어떤 청구서를 요구할지 이제라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이탈리아 철학자 마테오 파스퀴넬리는 최근 저서 ‘주인의 눈’(김상민 옮김, 동녘 펴냄)에서 AI를 인간의 집단적 활동과 누적된 지식을 추출하고 학습해 자본의 도구로 삼는 ‘지식 추출 기계’라 불렀다. 그의 강조에 덧붙이자면, AI는 ‘자연 추출 기계’적 속성 또한 지닌다. AI가 전력·물·광물·냉각 인프라 등 물리적 자원의 채굴과 활용 없이는 운영이 불가한 ‘자연(생명·물질 자원) 추출주의’적 속성에 기대는 까닭이다. 초거대 언어모델(LLM) 개발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자본집약적 컴퓨팅 인프라와 통합돼야 AI 체제는 제대로 가동한다. AI의 지식 연산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인프라 규모를 키우는 추출 기계의 ‘업스케일’을 강요한다. AI는 더 많은 자원을 동원하고 전력과 수자원을 무한정 소모하며 기후위기를 부채질한다. 현재 데이터센터의 7배 넘는 전력 필요 실제로 한국의 3대 메가프로젝트는 AI 자본의 자연 추출 기계적 속성에 맞춰 대규모 업스케일을 구상한다. 마치 국가와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공동 ‘AI 토건’ 사업 같다. 알려진 것처럼, 2029년까지 새로 짓겠다는 데이터센터는 8.4GW 규모이고, 2035년까지 확대될 18.4GW 중 대부분은 SK하이닉스(15GW)와 지에스(GS·2.4GW)의 물량이다. 현재 전국에서 가동하는 100여 개 데이터센터를 모두 합쳐도 전력 용량이 2.5GW 안팎이다. 그런데 이번 계획은 그 총합을 훨씬 초과하는 데이터센터를 단 몇 년 안에 이루고자 한다. 발전설비로 봐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형 원전 1기 설비용량이 대략 1.4GW 수준이니, 1단계에만 원전 6기 분량의 발전설비를 새로 지어야 하는 셈이다. 이는 한국 전체 발전설비 용량(약 140GW)의 6% 정도를 3년 안에 오직 데이터센터만을 위해 추가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완전히 다른 체급의 산업 생태계를 새로 짜는 일이다. 자원 추출 기계를 위한 AI 토건 사업은 우리 국토 곳곳에서 전면화하고 있다.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서두르는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최대 16GW에 이르는 전력수요와 하루 167만t이 넘는 공업용수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수도권까지 송전탑, 용수 관로·가압장을 짓는 대규모 토목공사가 필요하다. 그와 함께 강원도 동해에 2.4GW, 강릉 일대에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추진된다. 이들 데이터센터는 인근 석탄화력발전소들의 전력 수급에 주로 의존할 것이다. AI는 최근까지도 마치 무색무취의 첨단기술, 심지어 친환경적인 기술처럼 이야기됐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발전소와 폐수처리시설, 고전압 전기설비와 냉각장치를 갖춘 물리적 토목·에너지 인프라 시스템이며, 대형 건물 입지는 물론이고 콘크리트와 철강 등 건설자재가 필요하다. 반도체 팹 역시 막대한 고전압 전력과 공업용수를 소비하는 자원집약적 물리 인프라다. ‘지능’이라는 수사가 이 거대한 토건의 실체를 가리는 동안, AI의 탄소 발자국과 생태계 파괴 문제는 ‘국가 경쟁력 확보’라는 명분 아래 조용히 뒤로 밀리고 있다. 생태 위기, 노동 대체, 양극화 흥미롭게도 미국에서는 오히려 반대 흐름이 뚜렷하다. 전력·용수 부족, 생태계 훼손, 소음, 전기요금 인상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건설에 저항하거나 중단하는 주가 늘고, 연방 부지에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영구히 금지하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반면 한국 정부는 국공유지에 기업 데이터센터를 수의계약 형태로 쉽게 임대해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기업에 값싼 전력을 공급하는 ‘AI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제’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들 초거대 데이터센터는 건설 단계를 지나면 고용 유발 효과가 크지 않은 시설이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물리적 인프라만 지역에 남고 정작 노동 대체와 양극화 문제는 방치되는 ‘사람 없는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크다. AI 토건 계획은 노동조건을 뒤흔든다. 2016년 한 택배노동자가 “4차 산업혁명이 사람을 죽인다”며 절규하는 현장을 본 적이 있다. 당시 플랫폼과 AI 자동화 알고리즘이 노동자의 생체리듬과 생명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처음 절감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AI는 또 다른 방식으로 노동계를 압박하고 있다. 정부가 연내 제정을 목표로 추진 중인 ‘메가특구특별법’에는 기간제 노동자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파견 허용 업종을 확대하며,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를 주 52시간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동 특례법의 무게는 역사적 맥락에서 더 반동적이다. 무분별한 간접고용을 막으려는 ‘파견 업종 제한’과 비정규직의 상시 노동화를 막기 위한 ‘기간제 2년 제한’은 각각 1998년 외환위기 노사정 대타협과 2006년 총파업의 진통 끝에 나온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이명박·박근혜 두 보수 정부에서조차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의제다. 예외적 노동시간 연장은 노동계의 말처럼 ‘메가 과로 특구’를 만들 공산이 크다. 가령, 대만 티에스엠시(TSMC)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반복되는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와 팹 노동자 과로는, 노동조건 완화가 우리에게 어떻게 귀결될지 미리 보여준다. 근본적으로 AI를 중심으로 모든 투자 심리가 얽혀 있는 고변동성의 주식시장 지반 또한 불안정하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알파벳(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오라클 미국 5대 빅테크 기업이 회계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추정 부채 1조6500억달러(약 2200조원)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서비스의 실제 수익화 속도가 인프라 투자 경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현금흐름의 불균형이 급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업계가 서로 지분을 사고 상대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주는 순환거래 구조가 커지면서, 이들의 거래가 실수요가 아니라 회계 위에 쌓인 신기루일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만약 빅테크의 AI 거품이 꺼진다면, 그들을 ‘깐부’로 믿고 투자한 국가 재정, 국토 임대, 지역의 전력·용수, 개미들의 영끌과 빚투까지 얹어놓은 이 정부의 메가프로젝트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게 될까. “지구 불태우는 폭주를 멈춰라” 정부는 메가프로젝트 구상을 “모두의 AI 프로젝트”라 부르며, “‘국민주권 정부’의 역사적 결단”이니 “5천만 국민이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 이 구상 앞에서 지역·노동·환경의 문제 제기는 종종 국가 대의에 저항하는 잡음으로 취급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 대규모 AI 공사가 누구를 위한 도약이고 누가 그 비용을 치르는지를 따지는 것만이 향후 돌이킬 수 없는 국가 위험을 막는 최소한의 조처다. 속도와 규모 중심을 감속과 적정 규모 중심의 개발로, 수도권과 자본 중심의 자원 추출을 지역 생태주의적 정의로, 국가와 재벌의 ‘깐부’ 회동을 시민참여형 거버넌스로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 데이터센터 입지를 재생에너지 100% 조달이 가능한 곳으로 제한하고 폐열을 지역의 농업과 난방에 재활용하는 북유럽의 생태적 순환 구조를 참고해 의무화하고, 전력과 용수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공시해 그에 상응하는 생태계 부담금을 부과하며, 인프라 건설 단계부터 지역 주민과 노동계,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위원회의 정례화 등 구체적인 AI 인프라 설계 없이는, 지금 청사진은 결국 또 하나의 토건 신화로 남게 될 것이다. 2026년 9월에 열릴 기후정의행진의 구호는 “3대 메가프로젝트, 지구를 불태우는 폭주를 멈춰라”이다. 이 살인적인 불볕더위와 가뭄 앞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한 채 도대체 이 정부는 누구의 희생을 볼모로 이 땅에 생태 파괴적인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에 매달리는가를 시민사회는 묻고 따질 것이다. 관건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고, 규모가 아니라 절제이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미래이후연구소장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공지능(AI)AI 데이터센터 -
IT[DD퇴근길] 싸이월드는 왜 자꾸 코인 냄새를 풍길까
로그아웃 1시간 전, 오늘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복잡한 기술 용어는 빼고 기사 뒤에 숨은 '진짜 의미'만 간단명료하게 분석해 드립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가볍게 읽는 DD 퇴근길, 시작합니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싸이월드가 10월 '3.0' 베타 출시를 앞두고 또 한 번 부활을 시도합니다. 이번엔 자체 코인은 만들지 않겠다면서도 미니홈피 콘텐츠를 NFT로 만들겠다고 밝혔는데요. 왜 자꾸 블록체인이 따라붙을까요? 앞서 2021년엔 '싸이클럽' 코인이 나왔다가 소송전 끝에 137억원어치를 돌려줘야 하는 판결까지 났던 전적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답은 도토리에 있습니다. 보통 코인 사업은 이용자부터 모아야 하는데 싸이월드는 3200만명 회원과 과거 연 1000억원어치씩 팔리던 결제수단 도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블록체인을 적용시킬 수야 있겠죠. 다만 서비스가 먼저 돌아가고 블록체인이 뒤를 받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전처럼 싸이월드라는 추억의 브랜드를 코인 띄우기에 동원한다면 결과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기사원문 : [싸이월드 잔혹사]上 '도토리' 또 '코인'될까?…블록체인 그림자 계속 (채성오 기자)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통합노조 출범 눈앞 SK하이닉스에 생산직·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통합노조'가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가입자가 1250명을 넘었고 목표는 전체 3만5000명 중 절반이 넘는 1만8000명을 모아 과반노조가 되는 겁니다. 지금은 이천·청주 전임직 노조, 기술사무직 노조 등 3개 노조가 사측과 따로따로 교섭하는 구조인데 이걸 하나로 합쳐 협상력을 키우겠다는 취지입니다. 여기에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 상급단체엔 가입하지 않고 독립노조로 가겠다는 점과 삼성전자 노조에 자문을 구하며 연대 가능성을 살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다만 통합노조가 정식 출범해도 이미 진행 중인 올해 임단협에 참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성과급 지급 방식(현금 vs 주식)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목소리를 낼 창구가 늘어난다는 것 자체가 사측엔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겠네요. ※ 기사원문 : SK하이닉스 통합노조 출범 임박…1250명 확보 (고성현 기자) [사진=각사 로고] 통신3사, 성적표는 달라도 답은 하나 'AI' SK텔레콤·KT·LG유플러스 2분기 실적이 나왔는데 회사마다 희비가 갈렸습니다. SKT는 영업이익이 67% 넘게 뛰었고 LG유플러스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이익을 냈는데 KT는 오히려 뒷걸음질쳤죠. 이유도 제각각입니다. SKT는 작년 비용 부담이 사라진 기저효과, KT는 작년에 있던 부동산 수익이 이번엔 없었던 역기저 효과, LG유플러스는 기업 인프라 매출 성장 덕이었습니다. 그런데 통신3사가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나란히 두 자릿수~90%대 성장을 했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돈 쓸 곳은 늘어나는데 곳간은 넉넉지 않다는 겁니다. 6G 준비를 위한 5G 단독모드(SA) 전환 요구는 커지는데 정작 통신3사의 설비투자(CAPEX)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에 쏟아부을 돈과 네트워크망에 쏟아부을 돈,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투입하느냐가 통신사들의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기사원문 : 엇갈린 통신3사 실적, AI는 나란히 성장…네트워크와 투자 배분은 '과제'(종합) (강소현 기자)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헤나 비르쿠넨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수석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28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스카이홀에서 열린 '제3차 한-EU 디지털 파트너십 협의회'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계 첫 AI법 만든 유럽도 속도조절하는데 한국이 지난해 AI기본법을 공포하며 '세계 두 번째 AI 법체계'라고 강조했었죠. 그런데 정작 세계 최초로 포괄적 AI법(AI Act)을 만든 유럽연합(EU)은 최근 고위험 AI 규제 시행을 1년 넘게 미루기로 했습니다. 이름하여 AI 옴니버스입니다. 왜 미뤘을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규제를 지키려면 구체적인 '기준표'가 있어야 하는데 그 기준을 만드는 기술표준(조화표준) 작업이 늦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EU는 규제 원칙은 유지하되 개인정보·채용·이민 등 독립형 고위험AI 규제 적용 시점을 2027년 12월로 늦췄습니다. 한국은 지금 AI기본법을 넘어 저작권·노동·딥페이크 등 개별법을 빠르게 늘리는 중입니다. 하지만 정작 기업이 실제로 지킬 수 있는 구체적 기준 없이 법부터 촘촘해지면 유럽이 겪은 시행착오를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기사원문 : [22대 AI 입법 후반전⑥完] 세계 첫 AI법 유럽도 속도조절…기준 없는 선규제 경고 (오병훈 기자) SK실트론 구미 3공장. [사진=SK실트론] 태양광 잡으려던 美 관세, 불똥은 한국 반도체로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공급망 견제를 위해 폴리실리콘과 파생상품(잉곳·웨이퍼·셀·모듈)에 최저수입가격제와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12월 4일 발효 예정인데 문제는 이 폴리실리콘이 태양광판뿐 아니라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의 원료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폴리실리콘 대미 직접 수출은 31억원 수준이라 큰 타격이 아닌 듯 보이지만 문제는 파생상품인 잉곳·웨이퍼입니다. 이 쪽 대미 수출 규모는 무려 6100억원에 달합니다. 더 우려되는 건 미국이 제시한 인센티브 입니다. 2029년 1월20일까지 미국 내 공장 착공을 약속하면 관세를 면제해주겠다는 건데 장기적으로 국내 소재 기업들의 미국행 러시를 부추길 수 있습니다. 반도체는 삼성·SK하이닉스 같은 완제품 업체와 웨이퍼·소재 업체가 가까이 모여 있어야 시너지가 나는데 핵심 소재사들이 하나둘 미국으로 짐을 싸면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의 뿌리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기사원문 : 태양광 겨냥한 美 안보 관세 폭탄…불똥은 K-반도체 '뿌리 소재'로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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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같이 드럼 치던 이재명·다카이치, 지지율 동반 하락…"한일 관계 부정적 영향 우려"
[인터뷰] 전 주일대사 이수훈 한일평화포럼 이사장 "군수지원협정…일방적 강요 안 된다고 선 그어야" 한국 국제교류재단(KF)과 일본 국제교류센터(JCIE)가 공동 주관한 제34차 한일포럼이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됐다. 국제교류재단은 이번 행사에 양국 정·재계, 학계, 언론계 주요 인사 50명이 참석해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은 위 행사에 참석했던 전 주일대사인 이수훈 한일평화포럼 이사장을 만나 일본 현지 분위기를 들어보고 한일관계를 비롯해 이재명 정부의 외교를 조망해봤다. 이 이사장은 행사에 참석한 일본 측 인사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참석자들이 군수지원협정을 체결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을 강하게 제기했다. 다카이치 총리 내각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한국과 협정 체결"이라며 "일본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저는 한국의 상황이 좀 다르다는 점을 언급했다. 국민 정서상 아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도 전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일본 인사들에게 차분하게 국민들 정서를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의 관련 전문가들이 만나서 토론을 한다든가 공공외교로 양국의 접점을 늘린다거나 국방 당국 간 대화를 많이 해서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이유에 대해 황실 전범 개정 및 고물가와 낮은 환율 등을 꼽으면서 "공교롭게도 다카이치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이 유사한 시기에 지지율이 내려가고 있는데, 이러면 한일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개연성이 높아진다. 상당히 불안하게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이사장은 "한일 간에는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는 의제들이 잠복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지율이 강할 때는 잠복된 상태라 관리할 수 있는데 그게 안되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어서 위험하다"라며 과거사 문제를 포함해 해결이 어려운 양국 간 난제들이 다시 전면에 나올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현재 정부의 외교가 대통령 개인의 개인기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현재 한국의 대외관계 상황을 보면 일본과는 어느 정도 관리가 되지만 미국과는 복잡다단하게 엉켜있고 중국과는 싸늘하고 러시아와는 관계가 끊어진 상황이다. 남북관계는 아예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팀워크를 통해 체계적으로 주요 국가와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그 때 그 때 순발력을 발휘해서 외교를 잘한다는 평가가 있고 그것이 지지율에 보탬이 된 셈"이라며 "외교 전략의 큰 틀을 다듬으면서 체계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대통령 개인기에 주로 의존하는 외교, 정치참모들이 전면에 나서는 외교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터뷰는 11일 진행됐다. 다음은 주요 내용이다. ▲ 이수훈 전 주일대사. ⓒ프레시안 프레시안 : 지난달 29~31일까지 제34차 한일 포럼에 참석하셨다고 들었다. 여기에 참석한 일본 측 인사들이 한일 간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강조했다고 하는데? 이수훈 : 이번 포럼에서 지정학 및 안보 세션이 두 번째에 배치됐는데 일본 참석자들이 군수지원협정을 체결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을 강하게 제기했다. 기회가 될 때마다 계속 이야기하더라. 다카이치 총리 내각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한국과 협정 체결인데,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 국가들인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과 협정을 체결한 일본 입장에서는 한국이 마지막 남은 미체결 국가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저는 한국의 상황이 좀 다르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필요성은 있지만 국민정서상 아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국민 정서가 있는데 너무 일방적으로 한국에 계속 체결하자는 압박을 넣으면 반작용이 일어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저는 일본 인사들에게 차분하게 국민들 정서를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예를 들어 한일 양국의 관련 전문가들이 만나서 토론을 한다든가 공공외교로 양국의 접점을 늘린다거나 국방 당국 간 대화를 많이 해서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없이 체결하자고 한쪽에 자꾸 압박을 넣으면 될 일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역사적 맥락도 이야기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 말기에 한일 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려다가 강한 반발을 산 적이 있었는데, 일종의 패키지로 군수지원협정을 추진하다가 국민적 반발을 사 무산된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 국민들에게 이 협정이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한다는 인식과 이해를 심어줘 지금도 이 협정에 대해 그렇게 반응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한국의 경우 한반도 평화를 가장 중시하는 외교안보 정책을 가지고 있는데 한반도 유사시를 자꾸 가정해서 거기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협정을 이야기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국제정세를 봤을 때 현실적으로 일본과 안보협력을 안하겠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면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고 차근차근 수준을 높여가는 것이 순서다. 점진적인 접근법을 택하는게 적절하다고 이야기했다. 프레시안 : 일본이 군수지원협정을 여러 국가들과 맺으면서 중견국 간 연대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데, 미국과 동맹인 일본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이 적합한지도 의문이다. 이수훈 : 중견국 연대는 기본적으로 다자주의를 전제하고 있다. 이건 동맹과 배치되는 개념이다. 이론적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일본은 미국과 강한 동맹을 맺고 있는 국가라서 "동맹 있으면서 중견국 연대하자고 하는 게 말이 되냐"라고 지적하면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이 이를 언급하는 것은 미국과 동맹도 유지하면서 호주와 뉴질랜드, 필리핀 등과 연계해 대(對)중국 견제 전략을 구사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일본의 국익과 그에 부수된 안보 전략이 있는 셈인데, 중국과도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 혹은 발전시켜야 하는 한국과는 전략이 같을 수가 없다. 이런 부분에 근거해서 이 다름을 상호 존중하는 것으로부터 관계가 출발해야 하고 그래야 성숙한 한일관계로 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즉 한일 간 안보 전략이 다른 것을 상호 존중하고 인정하는 차원에서 접점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해야지, 자신의 전략을 타국에 일방적으로 올라타라고 강요하는 것은 국민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프레시안 :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데 일본 내에서는 어떤 이유에서 이러한 흐름이 나타난다고 분석하고 있나? 이수훈 : 우선 일본 황실 전범 개정 문제가 있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의 딸인 아이코 공주가 인기가 많다. 일본 적십자사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공적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일본 국민들은 다음에는 저분이 왕위를 계승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는데 이번 개정에서 자민당이 여성은 왕위를 계승할 수 없다고 못박으면서 국민적 반발을 샀다. 이것이 국제사회 및 시대 흐름과도 좀 다른 부분이라 민심을 많이 잃었다고 한다. 또 일본도 고물가 문제가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불만들이 나오고 있는데, 식료품 소비세 인하와 관련해 자민당 내에서도 반발이 있다. 엔화 약세 및 변동성이 너무 커서 미국이 개입했는데도 별다른 성과가 없는 측면도 있다. 공교롭게도 다카이치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이 유사한 시기에 지지율이 내려가고 있는데, 이러면 한일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개연성이 높아진다. 상당히 불안하게 보고 있다. ▲이재명(왼쪽)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월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 후 환담장에서 드럼 합주를 하고 있다. 양 정상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가 '골든'과 BTS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에 맞춰 드럼을 함께 연주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학창 시절 헤비메탈 록밴드 드러머로 활동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한일 양국 정부 지지율이 낮은 이유는 상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대상으로 보게 되기 때문인가? 이수훈 : 정부가 외교를 잘한다는 평가가 있는데, 따져 보면 체계적으로 외교 정책을 잘 구현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이재명 대통령이 순발력 있게, 임기응변을 발휘한 특징이 있다. 어떻게 보면 대통령에게 외교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팀워크를 통해 체계적으로 주요 국가와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그 때 그 때 순발력을 발휘해서 외교를 잘한다는 평가가 있고 그것이 지지율에 보탬이 된 셈이다. 그런데 지지율이 낮아지면 이러한 평가는 정반대로 나타난다. 대통령이 똑같은 행위를 하지만 다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가령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가면 뭐하려고 그렇게 자주 나가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항간에는 이미 이런 민심이 없지 않은 것 같다. 또 한일 간에는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는 의제들이 잠복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지율이 강할 때는 잠복된 상태라 관리할 수 있는데 그게 안되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어서 위험하다. 일본은 지지율 하락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통해 한일 관계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된 투트랙 외교는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를 지향한다는 것이었다. 이게 민주당 정권에서 정립된 외교 노선인데, 김대중 대통령의 "상인의 현실 감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노무현 대통령의 "명분이나 진영을 따지지 말고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복리를 최선으로 생각하자"는 것 모두 실용주의로 볼 수 있다. 한일 관계에서 과거 직시와 미래 지향이 김대중 대통령 때는 반반 정도였다면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는 과거사 40%에 미래지향적 관계 60% 정도 됐던 것 같은데 지금은 과거사 문제는 10% 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다. 이렇게 가서 되는지 되물어보고 과거 직시 트랙에 대한 보다 적극적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한일 정상이 일본 나라, 한국 안동에서 만나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과거사 문제 개선 위해 점진적으로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대표적으로 평가받는 사례가 조세이 탄광 희생자 유해 발굴 조사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별로 진전이 없다. 사도광산에 대한 일본 정부의 조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사실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윤석열 정부가 불법적 일제 식민통치를 합법적이라고 인정한 것과 같다. '조선반도출신 노무자들'이라는 표현이 있기 때문이다. 이건 한반도 출신 노동자들도 다 일본 국민들이라는 이야기, 즉 식민지배가 아니라는 인식이다. 지금 우리가 유네스코에서 채택한 것을 돌릴 수는 없지만, 일본 정부가 본인들이 지키겠다고 한 것은 지키도록 해야 한다. 물론 과거사를 전면에 내세워서 한일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이유는 없다. 내가 기회있을 때마다 얘기해온 바다. 다만 성숙한 한일관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궤도에 올리려면 과거사라는 축에 대한 노력도 더불어 실현해야 한다.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지난해 11월 13일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에서 나카노 고 추도식 실행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 2024년에 이어 올해도 추도식에 불참해 2년 연속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연합뉴스 한국, 중일관계 중재할 수 있는 동력 부족해 프레시안 :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정부가 전후 지켜왔던 '비핵3원칙'을 흔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히로시마 핵폭탄 희생자 추도식에 이어 9일 나가사키 추도식에서도 '비핵3원칙'에 대해 현재 정부가 지키고 있다면서도, 이후에도 지킬지에 대해서는 분명히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를 변경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보이는데, 특히 핵 반입 의지가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수훈 : 핵 반입 움직임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그런 발언을 했고,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 당시 보통 국가, 헌법 수정까지 이야기했는데 정치적 환경과 국민적 여론이 따라준다는 전제 하에 실행하겠다는 것이 다카이치 내각의 확고한 정책 목표이기도 하다. 다만 여론이 따라주지 않고 한국이나 중국 등 외부 압박도 작용해서 실제 목표를 달성하긴 어려울 것 같다. 물론 계속 추진하려고 할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어젠다를 보면 그런데 지금 정치적인 여건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본이 비핵, 평화 등의 노선을 견지하면서 오늘날 일본을 만들었다는 점이 있으니, 우리는 일본이 이 방향으로 가도록 압박해야 한다. 프레시안 : 일본이 중국과 관계가 악화돼있는데 이대로 계속 가져갈 것이라고 보나? 이수훈 : 중국과 당분간은 풀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중일 저변에 있는 경제 관계나 네트워크는 원만히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개입해서 이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정도의 동북아의 판세가 됐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이재명 대통령도 한중일 3국 간 공통점을 찾아 확대해야 한다고 하는데 옳은 방향이기는 하다. 그런데 우리가 역할을 하기 어려운 것이 중재를 할 만한 레버리지가 없다. 중국은 한일,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가장 달갑지 않게 생각하기도 하고. 우리가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면서 북한의 비핵화에도 힘을 써달라고 하려면 중국에 대해 어느 정도 좀 성의를 보여야 하는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달 17일부터 20일까지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2026 같은 행사에 우리도 장관급 인사 정도는 보냈어야 한다.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는 행사고 29개국 대표가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설립 협정에 서명을 할 정도의 행사였다면 더더욱 그랬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주중대사관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재관과 외교부 AI 담당 과장급 실무자가 참석했다고 한다. 이러면 중국에 무슨 말이 통하겠나. 결국 현재 한국의 대외관계 상황을 보면 일본과는 어느 정도 관리가 되지만 미국과는 복잡다단하게 엉켜있고 중국과는 싸늘하고 러시아와는 관계가 끊어진 상황이다. 남북관계는 아예 없다. 이재명 정부가 외교 전략의 큰 틀을 다듬으면서 체계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대통령 개인기에 주로 의존하는 외교, 정치참모들이 전면에 나서는 외교는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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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카이치 사나에이재명 대통령이재명 정부 -
생활[삶 지키는 과학] ④10초면 소변 마약성분 탐지…AI단백질 기반 검사키트 나온다
마약 성분을 정량 검출하는 인공지능(AI) 설계 단백질 기반 검사키트 시제품 시연 영상. 김용호 교수 제공 [편집자주]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감염병, 인공지능(AI) 위협, 재난재해 등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화재, 선박 사고, 화학물질 폭발 사고, 마약 등도 뺄 수 없는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국민들을 위협하는 생활안전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국민생활안전종합지원단'을 구성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안전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는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기관이나 기업들의 노력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전달한다. 국민들의 안전한 일상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내 온라인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신종 마약까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소변 시료를 몇 방울만 떨어뜨리면 10초 만에 마약 성분을 정량 탐지할 수 있는 휴대용 신속검사키트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까지 시제품을 구현하고 빠르면 2027년 안에 경찰, 병원 등 현장에 보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목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행정안전부의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 과제를 진행중인 김용호 성균관대 나노공학과 교수를 지난달 29일 경기 수원 성균관대에서 만났다. 김 교수는 "신종 마약류 출현 속도가 매우 빠르고 구조가 계속 변형돼 기존 분석 기법으로는 검출과 규명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신속하고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는 검출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신종 마약, 유사체 대응 까다로워 지난달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올해 5~6월 마약 밀수 합동단속 작전을 벌인 결과 마약류 총 785건, 2100kg이 적발됐다. 케타민 등 신종 마약류가 가장 많았다. 신종 마약은 물질의 곁가지 구조만 조금 바꾸면 기존 검출 장비가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새로운 물질이 발견됐을 때 의약품인지, 오남용 가능성이 있는 마약류인지 즉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벤조디아제핀 및 펜사이클리딘 계열 마약은 약물마다 구조가 유사하고 새로운 유사체에 대한 정확한 성분 판별이 어렵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과다 복용으로 인한 급증하고 10대 청소년 중독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 중 알프라졸람, 플루니트라제팜 등은 데이트 강간 약물로 불리며 성범죄와도 연계된다. 기존 항체 방식의 검사는 특정 마약을 검출하는 항체를 개발하기 위해 무작위 변이와 반복 선별을 거친다. 마약 한 종당 개발까지 약 1년 반이 소요되고 항체 선별에만 약 2억원이 쓰여 신속·유연한 대응이 어렵다. 또 항체 센서는 온도에 민감하고 습기에 취약해 현장에 적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 김 교수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단백질을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하는 '단백질 디자이너'로 뇌질환 치료제와 감염병 치료·진단용 단백질 등을 개발해 왔다. 김 교수팀은 마약 유사체들의 공통적인 골격과 결합하는 단백질을 컴퓨터로 직접 설계한다. 마약 분자의 화학적 특성과 공통 작용기를 분석하고 단백질 내부에 결합 공간을 설계한 뒤 실제로 마약 분자가 안정적으로 결합하는지 시뮬레이션한다. 수많은 후보 가운데 우연히 잘 결합하는 1대1 사례를 찾는 대신 단백질 하나가 여러 유사체에 대응하는 N대1 구조를 설계·제작하는 방식이다. AI 단백질 기반 마약 검출 센서 칩과 키트 형태의 시제품 및 소변 시료.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개발된 센서는 KAIST 나노팹 등 반도체 제조 시설과 연계해 휴대용 키트 형태로 구현된다. 김 교수는 "검사 대상자가 실제로 무엇을 얼마나 복용했는지 빠르게 확인하는 장치"라며 "중독 치료 중인 사람이 다시 마약을 복용했는지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량으로 생산하면 키트 단가를 개당 1000원대까지 줄일 수 있다고 들었다"며 "일반인들이 직접 쓰기보다는 현장 경찰관과 마약 수사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의료 종사자 등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빠른 임상·인증이 키트 조기도입 핵심 원천기술 연구자의 의지만으로는 상용 키트의 보급 시점을 약속하기 어렵다. 김 교수는 "검출 기술을 구현했다고 바로 경찰이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임상 시료 확보, 이후 인증 절차 등이 연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합성·제공한 마약 표준물질을 정상인 소변에 섞어 실험하는 단계다. 실제 중독자의 투약 이력과 소변 시료 등을 확보하고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과 임상 성능 검증, 키트 개발 후 식약처의 진단기기 인증을 거쳐야 한다. 기존 규제를 푸는 형태가 아니라 빠른 진행이 가능한 별도 트랙이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마약 중화 치료제 개발에도 관심이 있다"며 "마약 분자를 강하게 붙잡는 단백질이 있다면 센서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체내에서 마약을 포획해 뇌로 이동하거나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는 치료제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호 성균관대 나노공학과 교수. 김용호 교수 제공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공지능(AI)식품의약품안전처윤리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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