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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머니 이기자] 세입자 전세금 내고, 주인은 월세 받고 … 전월세 안심신탁 출격
전월세 안심신탁제도 이달 첫 도입 전세금 공공기관에 맡겨 펀드로 운용 보증금 1천만원·월세 74만원 세입자 매달 주거비 20만원 넘게 줄어들어 집주인에겐 연 4%대 약정 수익 지급 공실·연체에도 월세 대신 받을수 있어 노후 다세대주택과 빌라 등 주거 건물이 밀집해 있는 서울의 한 빌라촌 전경. 매경DB 최근 몇 년 새 '전세의 월세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전세사기가 워낙 큰 사회문제였던 데다 정부가 전세 관련 대출과 보증을 축소하는 기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 서울은 아파트는 물론이고 빌라와 오피스텔, 대학가 원룸까지 월세 오름세가 뚜렷해 청년과 서민 등 취약계층에는 치솟는 주거비가 상당한 부담이 됐다. 목돈이 조금이라도 있는 세입자라면 아무래도 매달 빠지는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한다. 이에 정부가 시중의 월세 물건을 전세로 전환하는 효과를 주는 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전월세 안심신탁' 제도다. ◆ 전월세 안심신탁 제도란 보통 전세나 반전세 계약은 집주인(임대인)과 세입자(임차인) 둘이 맺는다. 세입자가 집주인 통장으로 보증금을 보내면 바로 계약이 체결된다. 그런데 전월세 안심신탁은 이 중간에 공공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끼워넣는 제도다. HUG, 집주인, 세입자 이렇게 셋이 '3자 계약'을 맺는다. 전월세 안심신탁을 이용하는 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을 집주인이 아니라 HUG에 준다. HUG는 이렇게 모은 보증금을 펀드에 넣고 운용할 계획이다. 이 펀드 수익을 집주인에게 매달 월세처럼 주겠다는 구상이다. 이러면 세입자는 전세로 살며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집주인은 마치 월세를 받는 것과 같은 현금흐름을 구축할 수 있다. ◆세입자, 전세사기 걱정 덜어 일단 이 제도는 특히 세입자에게 좋다. 우선 전세 계약이 끝나면 HUG가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주니 전세사기를 당할 걱정이 없어진다. 주거비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제시한 예시를 살펴보자. 세입자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4만원을 내고 서울의 한 낡은 빌라에 산다고 하자. 참고로 서울 빌라 전월세 전환율은 4.7%(5월 기준)이니 '보증금 1000만원+월세 74만원' 계약은 '전세 2억원' 계약과 비슷하다. 이 빌라가 전월세 안심신탁에 가입하고 전세 2억원짜리 매물로 바뀌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세입자는 2억원이란 거액을 다 갖고 있을 필요도 없다. 전세 세입자를 위한 버팀목대출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세입자가 전세금의 80%인 1억6000만원에 대해 연 3.97% 이율로 전세대출을 받는다면 매달 이자로 약 53만원이 나간다. 이는 월세 74만원을 내던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결국 전월세 안심신탁에 가입하면 세입자로선 매달 주거비가 20만원 넘게 줄어드는 효과를 얻는다. 게다가 기존에 필수였던 전세금 반환보증을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되니 이 보증료도 연간 34만원가량을 아낄 수 있다. ◆펀드 손실 생겨도 집주인에 수익 지급 그렇다면 집주인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사실 전월세 안심신탁 제도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집주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원하는 사람만 신청하는 방식이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제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HUG는 세입자가 낸 전세금을 기반으로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내주는 등의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여기에서 전월세 전환율 수준인 연 4%대 이자 수익을 내고 이를 매월 집주인에게 지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설명한 전세 2억원 빌라 사례를 다시 떠올려보자. 해당 빌라를 가진 집주인에게 HUG가 월세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매달 약 73만원의 약정 수익을 준다. 집주인에게는 월세가 밀릴 걱정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혹시 HUG가 펀드 운용을 잘하지 못해 손실이 생긴다 해도 집주인에게는 약정 수익을 계속 준다. 사실상 확정이자 개념이다. 또 새 임차인을 구하느라 한두 달 공실이 생겨도 월 수익을 보장한다. ◆근저당 잡힌 집주인 참여할 듯 정부와 HUG가 여러 인센티브를 마련했지만 현실적으로 집주인 참여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정적 월세 수입을 중시하는 일부 빌라 임대인이나 집에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임대인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9월 LH 매입임대 500가구 시범 공급 이 제도에 관심이 있다면 9월 HUG 홈페이지를 잘 살피며 모집공고를 확인해야겠다. 신청 방식은 두 가지다. 먼저 임대인이 내 집을 안심신탁으로 맡길 테니 HUG에 임차인을 구해오라고 할 수 있다. 아니면 임대인과 임차인이 미리 안심신탁을 활용하자고 합의한 뒤 이 사업을 신청할 수도 있다. 정부는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가진 매입임대주택 500가구부터 전월세 안심신탁 방식으로 시범 공급할 계획이다. 10월부터 본격 신청을 받아 11월에 3자 계약을 맺는 게 목표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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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임대주택 공급 3년새 81% 뚝 …'기업형 임대' 늘려 전월세난 대응
치솟는 월세에 …정부, 기업형 임대 종부세 완화 검토 '다주택자 개인' 구조서 벗어나 기업임대·리츠 중심으로 전환 보유세 부담 낮추며 공급 촉진 건설업계 "稅혜택만으론 부족 택지·금융 관련 지원 병행을" 정부가 법인형 임대사업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를 검토하는 것은 개인 다주택자에게 의존해온 민간임대주택 공급 구조를 기업 중심으로 바꾸려는 정책 전환으로 풀이된다.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줘 새로운 주택 시장 '플레이어'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전을 천명한 정부가 민간임대 시장에서도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고 나선 셈이다. 6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8·13 공급대책을 앞두고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는 신축 주택을 매입해 20년 이상 장기 임대하는 법인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종부세 합산배제를 허용하고 비조정대상지역에서는 합산배제 대상 임대주택의 공시가격 기준을 3억원 높이는 방안 등이 검토됐다. ◆ 매입임대·건설임대 모두 촉진 개인과 법인 간 세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8·13 대책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정부는 이후 매입임대뿐 아니라 직접 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건설임대사업자로까지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을 통해 민간임대를 하는 사업자들이 주택 시장에 플레이어로 참여해 공급을 촉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취지"라고 말했다. 정부가 법인형 임대 육성에 나선 것은 민간임대주택 공급이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국토부 임대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건설형 임대주택 신규 공급은 2021년 2만1115가구에서 2022년 1만1804가구, 2023년 4763가구, 2024년 3976가구로 3년 만에 81% 감소했다. 국내 임대주택 재고 역시 2020년 이후 5년간 330만가구 안팎에 머물렀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2022~2023년 인허가·착공이 위축된 여파까지 겹치면서 전월세 시장의 공급 부족도 심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월세도 67만원으로 전년 동월 62만9000원보다 6.52% 올랐다. 종부세 합산배제는 법인형 임대의 사업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센티브로 꼽힌다. 법인형 임대는 수십~수백 가구를 장기간 보유하면서 임대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여서 매년 발생하는 보유세가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합산배제가 확대되면 장기 보유에 따른 세 부담을 낮춰 기업의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출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개인 다주택자가 주도해온 민간임대 시장을 공공과 기업이 함께 공급하는 구조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비제도권 민간임대 시장은 전세사기와 비자발적 퇴거, 임대주택 재고 변동에 따른 전셋값 급등 등 시장 불안 요인을 안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정에서도 임대주택을 개발·보유·운영하는 법인형 민간임대를 새로운 공급 주체로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1일 '전월세 안정을 위한 즉시 공급 가능한 반영구적 민간임대주택 공급 촉진방안' 세미나에서 "종부세 등 세제와 금융 지원, 택지 문제에서 조건이 맞춰지면 시세차익 없이도 임차인이 감당할 수 있는 민간임대주택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관련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 건설업계 "금융지원도 필수" 다만 업계에서는 종부세 완화만으로 법인형 임대의 사업성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땅값이 높은 서울에서는 종부세 부담이 사라지더라도 임대료 수입만으로 사업비와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리츠·자산운용 업계에서 "세제 혜택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법인형 임대사업자를 별도 정책 대상으로 정의하고 이에 맞는 세제·금융·주택정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맹그로브 운영사 MGRV의 조강태 대표는 "기업형 장기 임대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장기 임대 의무 등 기업이 감수해야 할 의무도 함께 규정해 취득·보유·운영·매각·재투자가 하나의 순환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 / 박재영 기자 / 박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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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데스크칼럼] ‘가두리 대출’에 갇힌 서민들의 탄식
서울 여의도의 한 KB국민은행 상담창구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남규 기자] “사자니 취득세, 살자니 보유세, 팔자니 양도세, 주자니 증여세, 이승을 떠나자니 상속세.”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4월, 당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에게 던진 말이다. 5년이 지난 지금 이 말을 다시 꺼내보면 서민들의 한숨은 오히려 더 깊어졌다. 당시에는 세금이 무겁다는 불만이 컸다. 그래도 세금을 감수하면 집을 사고, 팔고, 물려줄 수 있었다. 지금은 세금만의 문제가 아니다. 집을 사려 해도 대출의 벽을 넘어야 한다. 높은 집값에 대출까지 막히면 내 집 마련을 접어야 한다. 전세마저 귀해진 상황에서 남는 선택지는 월세다. 어렵게 집 한 채를 마련했다고 사정이 나은 것도 아니다. 몇 년 전 2~3%대 금리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이 이제 무거운 청구서가 돼 돌아오고 있다. 주담대 금리가 8%에 육박하면서 2021년 연 3% 금리로 3억원을 빌려 매달 약 126만원을 갚던 차주는 월 206만원을 상환해야 할 처지다. 한 달에 약 80만원, 1년에 950만원 가까이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금리가 비싸면 더 싼 은행으로 갈아타면 된다. 원래 시장은 그래야 한다.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은행은 금리를 낮추고, 차주는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움직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당연한 선택조차 쉽지 않다.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들은 대출 영업에 소극적이다. 대출 문을 조금 열었다 싶으면 한도가 금세 동난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총량을 서둘러 채울 이유가 없다. 굳이 금리를 낮춰 다른 은행의 차주까지 데려올 이유도 없어졌다. 대출의 양을 묶었더니 가격 경쟁까지 힘을 잃는 모양새다. 은행들도 할 말은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자금을 끌어오는 비용까지 뛰었으니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다. 차주들이 늘어난 이자에 허덕이는 사이 은행의 이익은 해마다 불어났다. 차주에게 남은 선택지는 세 가지다. 오른 이자를 오롯이 감당하거나, 더 싼 대출을 찾아 갈아타거나, 집을 팔아 빚을 갚는 것이다. 첫 번째는 고통스럽다. 두 번째는 문이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선택은 너무나 가혹하다. 평생을 꿈꿔 어렵게 마련한 집을 포기하는 일이다. 더 씁쓸한 것은 지난 5년 동안 많은 집주인이 딱히 무엇을 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5년 전 살던 그 집은 지금도 그 자리에 있고, 집주인도 그곳에서 그냥 살았을 뿐이다. 달라진 것은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과 그 뒤를 따라붙은 세금과 규제, 이자다. 집은 그대로인데 가격표가 바뀌었고, 어느 순간 평범한 1주택자의 어깨에도 더 무거운 짐이 얹혔다. 갈아탈 곳은 마땅치 않고, 어렵게 마련한 집을 포기하기는 싫다. 빠져나갈 길은 좁아졌는데 이자는 오른다. 말 그대로 ‘가두리 대출’에 갇힌 꼴이다. 가계부채 관리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하지만 총량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실수요자의 대환 선택까지 제한해서는 곤란하다. 빚을 더 내겠다는 것도 아니다. 같은 빚을 조금이라도 싼 이자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막아야 할 것은 빚의 무분별한 증가이지,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차주의 선택까지는 아니다. 혹자는 그래도 집이 없어 월세로 내몰린 사람보다는 낫다고 말한다. 그래서 집 한 채 가진 사람들은 힘들다는 말조차 마음껏 꺼내지 못한다. 그저 속으로 탄식할 뿐이다. 편히 쉴 집 한 채 가진 것이 무슨 큰 죄라도 되는 것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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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캘퍼스·노르웨이 중앙은행, MBK 손 들어줬다 [fn마켓워치]
고려아연 감사위원 후보 박유경 APG 본부장 지지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제공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연기금 가운데 하나인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과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이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MBK파트너스·영풍이 추천한 감사위원 후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의결권 자문사 다수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지지한 흐름과는 정반대 결론이다. 국내 대형 상장사에 '3% 룰'이 처음 적용되는 표 대결에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MBK 쪽에 힘을 실은 셈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BIM은 사전 의결권 행사 공시를 통해 오는 9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 주총 안건 가운데 주주제안인 박유경 전 네덜란드연기금(APG)자산운용 본부장의 감사위원 선임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반대로 회사 측이 올린 백인규 후보 선임안에는 반대표를 행사한다. 이형규·서은숙 독립이사 선임안 역시 반대, 주주제안인 이준봉·심혜섭 후보 선임안에는 찬성으로 방향을 정했다. NBIM은 표결 이유로 "이사회가 주주 최선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지 않을 때 주주는 이사회 변화를 요구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이어 "이사회가 주주의 중대한 요구에 대응하지 못했는지, 주주제안을 우회하려 했는지, 주주 승인 없이 주주권을 제한하는 지배구조 변경을 실행했는지를 따진다"고 설명했다. 만족스럽지 못한 재무·전략 성과, 부실한 위험 관리, 이해관계자에 대한 부적절한 대우도 판단 요소로 꼽았다. 다만 NBIM은 의결권 행사 방향은 내부 결정이며 제3자와 합의된 바 없고, 다른 주주의 표결에 영향을 주려는 의결권 대리 권유가 아니라는 점을 함께 명시했다. 캘퍼스도 같은 결론을 냈다. 캘퍼스는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의 의결권 행사 플랫폼을 통해 박유경 후보 선임안에 찬성 방침을 공개했다. 글래스루이스가 회사 측 후보를 지지했음에도 최종 판단이 갈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문사 권고와 실제 표결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다. 이번 주총의 최대 승부처는 감사위원 1명 선임이다. 지난해 7월 국회를 통과한 1차 상법 개정안에 따라 감사위원을 겸하는 이사 선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3% 룰'이 대형 상장사에 처음 적용된다. 지분율 우위가 사실상 무력화되는 구조여서 국민연금과 외국인, 기관투자가 표심이 결과를 가른다. 고려아연 외국인 지분율은 20% 안팎으로, 이들의 향배가 결정적 변수로 지목된다. 전초전인 의결권 자문사 대결에서는 고려아연이 앞섰다. 회사 측 백인규 후보에는 ISS, PIRC, 이건존스 프록시서비스, 서스틴베스트, 글래스루이스, 한국의결권자문, 한국ESG연구소, 한국ESG평가원 등 8곳이 찬성을 권고했다. MBK·영풍은 지난달 30일 한국ESG기준원(KCGS) 한 곳에서 찬성 권고를 받았다. MBK는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독립성을 앞세우고 있다. 박 후보는 MBK가 자체 구성한 독립심사위원회가 공개 추천 절차를 거쳐 선정한 인물이다. MBK는 주총 안건자료에서 "백 후보가 고위 임원으로 재직했던 한국 딜로이트그룹은 고려아연과 지속적으로 업무 관계를 이어와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딜로이트안진은 지난해 이른바 크루서블 프로젝트 재무 실사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후보는 딜로이트안진에서 회계·감사와 재무자문 업무를 담당하며 한국 딜로이트그룹 이사회 의장과 ESG센터장을 지냈다. MBK는 최 회장 측 우호지분으로 분류돼온 한화와 LG화학에도 공개서한을 보내 박 후보 지지를 요청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박 후보가 특정 사모펀드의 추천을 받은 만큼 감사위원의 중립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연기금은 자문사 권고와 별개로 자체 지침에 따라 이사회 견제 기능을 우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며 "3% 룰 아래에서는 소수 지분이 결과를 뒤집을 수 있어 막판까지 표 계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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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中주식은 팔아도 CXMT는 담았다…국내 자금 수백억 몰려
CXMT 메모리 반도체.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자금이 지난달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를 수백억원 규모로 담았다. 중국 주식 전체로는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CXMT에는 순매수 2위 종목의 6배가 넘는 자금이 몰렸다. 가파른 실적 성장과 차세대 제품 양산을 바탕으로 CXMT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순매수로 이어졌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자금의 CXMT 순매수결제액은 2535만4997달러(약 355억원)로 중국 주식 가운데 가장 많았다. 2위 웨이차이파워(403만6798달러), 3위 메이디그룹(232만8785달러)을 큰 차이로 앞섰다. 국내 자금은 올해 들어 중국 주식을 지속해서 팔아왔다. 지난 8월 중국 주식 매수결제액은 7710만달러, 매도결제액은 8331만달러로 621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매달 매도 우위를 보였으며, 누적 순매도액은 1억7123만달러에 달했다. 중국 주식 전반에 대한 투자 열기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도 CXMT에는 선택적으로 자금이 집중된 셈이다. CXMT에 유입된 국내 자금은 ETF와 공모펀드를 중심으로 한 간접투자 자금으로 추정된다. CXMT는 국내 개인투자자가 일반적인 해외주식 거래 방식으로 직접 매수하기 어려운 종목이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들도 CXMT를 ETF에 편입하며 투자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ETF 중에서는 'KODEX 차이나AI반도체TOP10',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이 CXMT를 담고 있다. 공모펀드 역시 CXMT로 향하는 국내 자금의 주요 통로다. 자산운용업계 취재 결과 '미래에셋차이나본토증권자투자신탁1호', '신한중국본토코어액티브증권자투자신탁', '신한차이나AI반도체증권자투자신탁' 등이 CXMT를 편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펀드'도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자격을 갖추고 있어 중국 본토에 상장된 CXMT에 투자할 수 있다. CXMT에 자금이 몰린 배경에는 상장 직후 확인된 가파른 실적 성장이 있다. CXMT의 올해 2·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95.9% 증가한 995억1000만위안(약 20조원), 영업이익은 130.6% 늘어난 817억1000만위안(약 1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차세대 제품 양산과 시장점유율 확대도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CXMT는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LPDDR6 양산을 시작했으며,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4분기 4%에서 올해 2·4분기 10%로 높아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42.9%, 75.5%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80위안에서 90위안으로 올렸다. 다만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한 만큼 기업가치 부담과 중국 기술기업의 기업공개(IPO)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김예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IPO 시장에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어 기술기업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일각에서는 IPO 버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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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33평 뺨친 24평…규제타고 질주하는 소형의 ‘반란’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대출 한도 축소와 고금리 영향이 빚은 소형 선호가 ‘평수 계급장’에 금을 내기 시작했다. 고금리 이자 폭탄과 깐깐해진 대출 규제에 짓눌린 매수자들이 소형 아파트로 쏠리면서 같은 단지 내 24평과 33평의 실거래가 차이가 불과 1000만원 이내로 좁혀지거나 오히려 역전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세제개편과 강도 높은 수요억제책으로 다양한 사정의 급매와 신고가 거래가 뒤섞이며 이 같은 흐름이 심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 1위를 기록한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84.71㎡는 지난달 5일 8억4000만원(12층)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같은 단지 전용 59.98㎡도 8억3000만원(4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동일 아파트의 33평형과 24평형 차이가 1000만원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실수요자들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이와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성북구 정릉동 정릉풍림아이원 전용 59.88㎡는 지난 7월 11일 6억7800만원(6층)에 거래됐고, 전용 84.09㎡는 같은 달 13일 6억7000만원(13층)에 손바뀜이 있었다. 더 낮은 층의, 더 작은 아파트가 더 비싸게 팔린 사례다. 관악구 봉천동 벽산블루밍3차 전용 59.8㎡는 지난 7월 23일 10억4800만원(9층)에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같은 달 동일 단지의 전용 83.87㎡는 10억2300만원(2층), 10억7000만원(16층)에 각각 새 주인을 찾았다. 23평형과 32평형의 가격 차이가 저층에선 역전됐고, 기준층 이상에선 2200만원 수준까지 좁혀졌다. 젊은 층의 내 집 마련 시기가 빨라지면서 가용한 현금 여력 안에서 매수에 나서다보니 매매 총액 부담이 작은 소형 평수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노원구의 한 소형 아파트를 매수한 20대 J씨는 “월세도, 전세도 충분한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 몰리다 보니 작더라도 내 집 마련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들어 원래 계획보다 빨리 계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에 대출 총액을 늘리지 않으려는 욕구와 세제 개편 등으로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각기 다른 다양한 사정이 거래에 영향을 미치면서 가격 격차를 종잡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1~2인가구는 상대적으로 30평 이상을 찾는 수요가 크지 않은 편이고, 주택 총액을 놓고 보면 소형 평수가 이자 부담 등이 적은 편”이라며 “평당가 기준으로는 소형 평수의 가격이 비싸다 하더라도 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매월 부담하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 매수자들은 대출 총액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세제 개편과 규제로 인한 시장의 불안정성이 이 같은 기현상을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유 있는 집주인의 ‘신고가 매물’과 다주택자의 ‘급매물’ 사례가 함께 나타나고 있는 점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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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韓수출 '세계 4강' 보인다 … 반도체 호황에 벌써 신기록
올해 누적 수출액 7094억弗…지난해 기록 뛰어넘어 반도체 2.7배 늘어 2812억弗 비반도체 수출도 18% 증가 美·中·獨 이어 1조弗 가시권 수출기업 원화로 대규모 환전 달러당원화값 두달새 200원↑ "원화 강세 흐름 당분간 지속" 올해 누적 수출액이 지난 5일 오후 1시 기준 7094억달러를 달성한 가운데 6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수출액이 올해 9월 초 기준으로 지난해 전체 수출액을 넘어섰다.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중국,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연간 '수출 1조달러'를 넘어서는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이러한 막대한 수출 흑자에 힘입어 기업들의 대규모 환전까지 이어지면서 달러당 원화값은 최근 두 달 새 200원 이상 상승했다. 이런 추세에 원화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6일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시 기준 올해 누적 수출액이 7094억달러(약 957조3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인 7093억달러 달성을 117일 앞당긴 것이다. ◆ 3년 연속 연간 수출액 최대치 경신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은 2022년 6836억달러에서 2023년 6322억달러로 감소한 뒤 반등하는 추세다. 2024년 6836억달러, 지난해 7093억달러로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해 실적을 넘어서면서 2024년부터 3년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수출 증가세는 단연 반도체가 이끌었다. 올 1~8월 반도체 수출액은 281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6% 증가했다. 전체 수출액 6933억달러의 40.6%에 해당한다. 월별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 6월 449억달러에서 7월 412억달러로 감소했지만, 지난달 468억달러로 반등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수출 또한 같은 기간 4121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다. 자동차가 436억달러, 석유제품이 426억달러로 반도체의 뒤를 이었다. 컴퓨터 주변기기 수출은 336억달러로 266.2% 급증했고, 무선통신기기는 28.1% 늘어난 131억달러를 기록했다. 선박은 12.4% 증가한 207억달러, 철강제품은 7.4% 늘어난 333억달러였다. 올해가 3분의 2 정도 지난 시점에서 수출액이 7000억달러를 넘어선 만큼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간 수출액 1조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미국, 중국, 독일뿐이다. 다만 네덜란드가 변수다. 네덜란드는 지난해 수출 9640억달러를 달성했다. 반도체 노광장비, 의약품, 에너지 제품, 식품, 농산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경상수지 흑자 비율 20% 육박 '수출 대박'이 이어지면서 올해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20%에 육박할 것이라는 투자은행(IB)업계 전망도 나온다. 국가 경제 규모의 5분의 1에 달하는 막대한 달러가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추세에 원화 강세 현상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4일 달러당 원화값은 1350.4원(오후 3시 30분 기준)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1350원대 종가다. 지난 7월 초 1555원대까지 급락했던 원화값은 이후 빠르게 올라 지난달 19일 1300원대에 진입했다. 원화값이 급등한 배경으로는 기업의 환전이 꼽힌다.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265억달러 중 일부를 국내로 들여와 꾸준히 원화로 환전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사주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달러를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기아뿐 아니라 환헤지에 소극적이었던 한화오션이 최근 방침을 바꿔 대규모로 달러를 매도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전례 없는 수출 호조가 당분간 원화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연 2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가 시작되면 달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값이 다시 약세 압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 정부, 외평기금 늘려 비상시 대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국 외환당국은 SK하이닉스가 ADR 발행으로 조달한 265억달러를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매도한 달러 가운데 약 200억달러를 외평기금을 통해 장외에서 사들였다. 외평기금은 정부가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고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조성해 운용하는 자금이다. 급격한 원화값 상승을 완화하는 동시에 그동안 환율 방어 과정에서 줄어든 외화 자산을 다시 확충한 것으로 보인다. 외평기금의 외화 조달 여력도 늘렸다.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 한도는 올해 50억달러에서 내년 80억달러로 60% 확대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가 공급한 대규모 달러를 외평기금이 흡수하고 외화 외평채 발행 여력까지 늘리면서 향후 대미 투자나 대외 충격으로 달러 수요가 급증할 경우 외환당국이 활용할 수 있는 '외화 실탄'도 한층 두터워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 외환당국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선 '급격한 변동성'을 관리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최근 원화 강세 흐름은 바람직하지만, 가파른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 수익성 악화라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는 만큼 당국은 변동성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펀더멘털상 당분간 원화 강세를 전망하면서도 대외 요인을 변수로 꼽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원화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연내 원화값 하단을 1420원 수준까지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현준 기자 / 강민우 기자 / 김예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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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美서 쇳물 뽑는 현대제철…"아틀라스에 적용"
8조 투자해 전기로 제철소 첫삽 루이지애나에 여의도 2.5배 규모 정의선 "스페이스X도 공급할 것" < 쇳물부터 완성차까지 > 현대제철은 지난 4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PLS) 기공식을 열었다. 58억달러(약 8조원)를 들여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를 2029년 완공할 계획이다. 강경화 주미대사(왼쪽부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주지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트로이 카터 연방 하원의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윌리엄 키밋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차관,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이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미국 미시시피강을 따라 들어간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의 리버플렉스 메가파크. 몇 개월 전만 해도 사탕수수밭이던 737만㎡ 넓이의 이곳은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PLS)’ 부지로 탈바꿈했다. 여의도 면적의 2.5배에 달한다. 이날 현대제철은 HPLS를 짓기 위한 첫 삽을 떴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전기로 기반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를 착공한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에서 ‘쇳물부터 완성차까지’ 이어지는 현지 생산체계를 완성하게 된다. 이 제철소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발표한 260억달러(약 28조4000억원)의 대미 투자 계획 중 첫 번째 사업이다. 발표 18개월 만에 부지 선정, 설비 계약, 착공까지 빠르게 진행됐다. 제철소 투자 금액은 58억달러(약 8조원)에 달한다. 지분은 현대제철 50%, 포스코 20%, 현대차 15%, 기아 15% 등이다. 2029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곳은 한·미 산업 협력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HPLS는 제철소에서 원료부터 제품까지 한 번에 생산이 가능한 일관(一貫) 공정 시스템을 갖춘다. 철광석과 천연가스로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해 기존 당진제철소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70% 줄이면서 고부가가치 전략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대차·기아 미국 공장뿐 아니라 인근의 제너럴모터스(GM) 텍사스 공장, 폭스바겐 테네시 공장, 혼다 앨라배마 공장 등에도 강판을 공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철강을 아틀라스에 적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스페이스X 등 로켓 기업에도 이 철강을 공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완성차·부품 이어 강판까지…현대차그룹, 美서 제조 밸류체인 완성 루이지애나에 8조원 투자…전기로 제철소 착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서 저탄소 철강 생산에 나선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미국 내 고급 철강재 수요가 많은 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와 부품에 이어 핵심 소재인 자동차 강판까지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며 ‘완결형 미국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왼쪽)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부지, (오른쪽)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조감도. ◇美 최초 전기로 기반 車강판 제철소 현대제철은 지난 4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을 열고 미국 현지 생산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행사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강경화 주미한국대사,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윌리엄 키밋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차관, 트로이 카터·줄리아 렛로 연방 하원의원 등 양국 정부 인사를 비롯해 250명이 참석했다. HPLS는 미국 최초의 전기로 기반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다. 제철소 내에서 원료부터 제품까지 한 번에 생산할 수 있는 일관(一貫) 공정 시스템을 갖췄다. 연간 생산량 270만t 중 자동차용 강판 180만t을 제조할 계획이다. 737만㎡의 드넓은 부지를 둘러보면 현대제철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한쪽으로는 파나막스급(약 7만t) 선박이 진입할 수 있는 미시시피강이 흐르고 반대편으로는 철도가 지나간다. 철도와 배로 원료를 들여오고, 생산한 철강을 미국 전역에 실어 나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제철소는 미국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현대차그룹의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완성차 생산 능력을 100만 대 이상으로 끌어올렸지만, 핵심 소재인 자동차 강판은 외부 조달이나 수입에 의존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미국에서 생산하는 가능한 한 많은 차종에 HPLS 철강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다른 완성차 업체도 저탄소 철강에 관심을 보여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HPLS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물론 제너럴모터스(GM) 텍사스 공장, 폭스바겐 테네시 공장, 혼다 앨라배마 공장 등 글로벌 업체의 미국 공장과도 지리적으로 가깝다. ◇2050년 수소 기반 공정 전환 목표 현대제철이 미국을 투자처로 결정한 것은 철강 시장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계철강협회(WSA)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8200만t의 조강 생산량을 기록했지만, 내수 수요를 자체 생산만으로 충당하지 못해 매년 세계 최대 수준인 2000만t 이상의 철강을 수입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자동차 생산국이다. 미국 정부의 자국 내 생산 우선 정책으로 자동차 생산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철강 가격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근 미국 열연강판 내수 가격은 t당 1200달러로 아시아와 유럽 대비 3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천연가스, 전력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에너지 비용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통상 리스크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월 미국 정부는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산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 관세를 50%로 재인상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한국의 대미(對美) 철강 수출량은 254만t으로 전년(276만t) 대비 약 8% 감소할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다. HPLS의 경쟁력은 ‘저탄소 철강’이다. 이 제철소는 석탄을 대량 사용하는 기존 고로 대신 직접환원철(DRI)과 전기로를 결합한 방식을 도입한다. 천연가스를 이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해 DRI를 만든 뒤 이를 전기로에서 녹여 철강을 생산하는 것이다. HPLS는 철강원료설비(DRP)에서 천연가스를 사용하지만 향후 수소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탄소 배출량을 더 줄일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2050년까지 석탄 기반 제철 공정을 수소 기반 공정으로 전환해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목표다. 도널드슨빌=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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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6500~7000선은 바닥…분할매수로 접근을”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상무 인터뷰 韓 12개월 선행 PER 5배 그쳐 금융위기·코로나 때보다 저평가 이익도 늘어 하반기 1만선 전망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상무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빌딩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국내 증시가 단기간 급등락을 거듭한 가운데 코스피 6500~7000선이 하방 지지선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기업 이익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당시보다 낮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상무는 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코스피 6500~7000선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확한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하반기 코스피가 1만 선까지는 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임 상무가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가장 큰 근거는 밸류에이션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미국과 대만 등 주요 증시는 약 20배, 일본은 16배, 중국은 11배, 신흥국은 10배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국은 5배에도 못 미친다는 설명이다. 그는 “2006년 이후 시계열로 봐도 국내 증시는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당시보다 낮은 멀티플을 받고 있다”며 “미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무조건 싼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증시가 현 수준에 머문다면 한국 증시가 상승하고, 한국이 그대로라면 미국이 하락하는 방식으로 양국 시장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줄이는 과정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상무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빌딩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도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수급이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두 회사를 제외한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 상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익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머지 기업들도 올해 전년 대비 약 50% 더 벌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증가율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이익 성장 방향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 조정은 기업 실적보다 단기 수급 과열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임 상무는 “현재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지수가 조금 반등했다고 서둘러 팔 때가 아니다”라며 “아직 진입하지 못한 투자자도 ‘척후병’을 보내듯 지금부터 조금씩 모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에게는 특정 섹터보다 대표지수 상장지수펀드(ETF)를 우선 활용할 것을 권했다. 투자심리 회복과 자금 유입을 모두 확인한 뒤 매수하면 이미 상당한 상승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주도주가 먼저 반등한 뒤 업종이 활성화되고 이후 테마와 중소형주로 순환매가 확산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라며 “지수 자체가 많이 내려온 지금은 코스피200과 같은 대표지수 ETF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이재명네팔대홍수김건희경제삼성전자 -
경제‘올해 서학개미 최애’ 스페이스X 상장가 탈환 눈앞…락업 해제 암초 넘을까
환율 하락에 서학개미 손실 구간 11월까지 유통주식 2배 더 늘어 패시브 자금 유입론 등 갑론을박 지난해 1월 16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 인근 소재 사설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이 7차 시험 발사되는 모습. AP 연합뉴스 스페이스X가 상장 첫 거래 가격인 150달러 선을 두드리며 시가총액 2조 달러 재탈환을 눈 앞에 뒀다. 지난달 초 실적발표 이후 대규모 락업(의무보유확약) 해제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에서 스페이스X 4일(현지시간) 종가는 147.95달러로 첫 실적 발표였던 지난달 5일 108.27달러로 저점을 기록한 뒤 회복 국면이다. 지난달 6일부터 기존 유통 주식의 수 배에 달하는 락업 해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반등세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올해 스페이스X의 순차 락업 해제 물량은 임직원과 초기 투자자가 보유한 46억 주로 지난달 이 중 27%가 시장에 풀렸다. 이달 10일과 25일에도 각각 7%가 순차 출회되며 11월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28% 등 12월 초까지 해제가 이어진다. 이미 상장 당시 보통주 7.34%(5억 5600만 주)였던 유통 주식 비중은 15.32%(11억 6000만 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이달 중에는 24% 선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락업 해제 시작과 함께 스페이스X 주가가 급격히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현재까지 두 차례 해제일을 무난히 넘기는 모습에 유통 주식수 증가가 패시브 자금을 자극해 주가를 떠받친다는 ‘오버행 역설’론도 제기된다. 스페이스X는 7월 초 나스닥100 지수에 조기 편입됐다. 나스닥100은 유동주식 시총 가중방식으로 지수를 산출한다. 유통 비율이 늘어날수록 지수 내 목표 비중이 커져 추종 펀드들이 기계적으로 스페이스X를 추가 매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월가 시선도 갈린다. 8월 말 이후 오펜하이머가 목표주가를 기존 250달러에서 280달러로 올려 잡았고 번스타인 역시 239달러에서 248달러로, JP모건도 225달러에서 240달러로 높였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선점 효과와 함께 오버행에 따른 매물 출회 가능성이 이미 반영됐다는 평가다. 반면 모닝스타와 UBS 등 7개사는 매도나 중립 의견을 고수 중이다. 9~11월에만 현 유통주식 2배에 달하는 23억 주가 더 풀리는 데다 매출의 2.5배에 달하는 설비투자 탓에 현금 소진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올 하반기 또 다른 기업공개(IPO) 대어인 앤트로픽 상장도 수급 변수로 꼽힌다. 서학개미 셈법도 복잡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일 기준 스페이스X 보관금액은 24억 1324만 달러로 전체 19위에 달했다. 최근 한달 순매수액만 3억 1583만 달러로 전체 1위다. 아직 상장 당시 가격을 회복하지 못한데다, 상장 시점 원·달러 환율이 정점이었던 만큼 투자자 다수가 원화 기준 손실권일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 관계자는 “11월 실적 발표 직후 풀리는 13억 주가 연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앤트로픽 상장에 따른 AI 수급 분산과 환율 변동성까지 맞물려 있어 단기 추격 매수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재명네팔대홍수미국경제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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