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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산 늘리려고 국장 들어왔는데… 자산 격차만 더 커졌다”
[롤러코스피 탑승기] ③ 청년들의 비명 부동산 민심 악화와 주식시장 폭락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부동산 대신 주식에 올인한 김현규(가명·33)씨는 폭락장과 함께 행복한 꿈에서 깨어났다. 코스피는 6월에 9100을 돌파하자마자 하루 만에 10% 가까이 급락했다.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며 지난달 6000선도 붕괴됐다. 온통 빨간불이던 주식창은 정신을 차려보니 시퍼렇게 변해 있었다. 그사이 아내가 사자고 한 아파트는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신혼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져 갔다. 부동산 대신 주식 투자를 하자고 아내를 설득한 현규씨는 이제 집에서 입도 뻥끗 못 하는 신세가 됐다. “문재인정부 때와는 다른 의미의 벼락거지가 된 셈이죠.” 현규씨는 자신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부동산이 오른 것은 같지만 그사이 투자한 주식은 하락했으니 자산 격차의 박탈감이 더욱 커졌다는 의미다. 이재명정부 들어 처음으로 국장(국내 증시)에 뛰어든 현규씨는 최근 급락 장세를 겪으며 ‘한국에선 역시 부동산이 답’이라는 확신만 굳히게 됐다. “정부가 부동산 팔아 주식으로 가라고 했는데 이게 뭔가요. 주식은 떨어지고 부동산은 오르고.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도 안 보이고요.” 현규씨는 이 시기 정부 대응이 거꾸로 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개인적으로 이번 폭락에 정부의 영향이 정말 크다고 생각해요. 시그널만 줘도 난리가 나는 게 시장인데, 초반에만 몰아치듯 정책을 추진하고 폭락할 때 정부 대응은 거의 없었잖아요.” 정부는 지난달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후속 보완대책을 마련했다.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6.4% 급락한 날이었다. 거래대금이 쏠리기 시작한 지난 6월부터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이미 한발 늦은 시점이었다. 여당에서도 ‘대처가 늦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개인 책임이라는 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부가 개인 탓을 하는 걸 보고는 눈이 뒤집히더라고요.” 현규씨는 이번에 정부의 태도에 크게 실망했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졌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개인 투자자가 많고 역동적으로 투자를 한다는 점, 투자자 구성 등을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개인들은 “정부가 정책 실패를 국민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주식 폭락 후 현규씨의 정치 성향도 흔들리고 있다. “주식이랑 부동산 때문에 다음 총선 때는 살면서 처음으로 보수 정당을 뽑아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예요.” 현규씨 또래 주변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현규씨는 국장과의 이별을 고했다. “한국 주식시장은 실적이 나와도 박살 나고, 안 나와도 엄청 오르고. 도박판인 느낌이라 없던 믿음도 거의 사라졌어요. 국장에 들어온 게 천추의 한이에요.” 일부 손실을 회복하는 대로 하루라도 빨리 국장에서 떠나 미장(미국 주식시장)으로 투자처를 옮길 계획이다.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오래된 믿음만 마음속에 더 뿌리깊게 자리 잡았다. 2030 “야바위 섰다판 만들었다” 불신 “국장은 변동성이 너무 커요. 기업 가치로 평가받는 게 아니라 거의 도박판이 된 것 같아요.” 청년들은 공통적으로 국장의 극심한 변동성을 몸소 체감하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고 말했다. 혼란을 조장한 듯한 정부의 행태에도 실망했다고 한다. 비교적 안정적인 미국 주식에 투자를 했었던 청년들은 이제 다시 국장을 떠나고 있다. “한 달 반 동안 코스피가 40% 빠진 걸 보면 국장은 주식시장이 아니라 거의 ‘야바위 섰다판’이죠.” 미국 주식만 하다가 코스피 6000에 국장에 진입한 노시영(가명·31)씨가 이렇게 말했다. 시영씨는 회사 상여금을 전부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고 한다. 그러나 너무 심한 변동성에 손실을 입고 한 달 반 만에 모두 정리했다. “다신 국장 안 한다는 생각으로 다 팔았어요.” 시영씨는 손해를 본 400만원을 ‘수업료’라고 말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취업준비생 곽진호(가명·31)씨는 정부 정책이 원래 불안하던 국장 변동성을 더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전부터 국장 변동성이 심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부가 레버리지 ETF 출시를 허용하면서 수급이 아예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쏠렸잖아요. 정부가 나서서 변동성을 키운 셈이죠.” 자산 증식을 목표로 3000만원을 들고 지난 4월 국장에 들어간 곽씨는 결국 2000만원 손해를 보고 국장을 탈출했다. 곽씨는 일각에서 언급되는 ‘국장 24시간 거래’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한국거래소는 정부의 자본시장 인프라 개편 방향에 맞춰 내년 말까지 24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지금 국장 변동성으로 피해가 큰 상황에서 하루 종일 주식 거래만 하게 만든다는 겁니까? 개인투자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그냥 미국, 일본이 한다니까 따라서 하자는 걸 보면 정부가 나서서 시장을 망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정부 정책이 너무 졸속입니다.” “이런 장에서 장투(장기투자)를 어떻게 합니까? 지금 누가 기업가치를 보고 투자하겠어요?” 약국을 운영하는 김정민(가명·31)씨도 변동성이 심한 국장은 ‘철저히 단타용’이라고 평가했다. 그래서 비교적 안전투자를 해야 하는 퇴직연금은 미국 주식에 들어가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처음 국장에 1000만원으로 진입한 뒤 투자금액을 늘려 지금은 수억원 규모를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손실률은 40% 수준이다. “정부가 주가를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관리를 했어야 했는데, 너무 빠르게 샴페인을 터뜨린 게 아닌가 싶어요.” 주식창을 바라보는 정민씨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벌어진 격차, 멀어진 내 집 ‘검은 화요일’이었던 지난달 28일 곳곳에서 곡소리가 났다. 30대 직장인 A씨의 그룹 채팅방도 주식 이야기로 불이 붙었다. A씨의 직장 동료들은 처음 보는 하락세에 패닉에 빠졌다. “일이 손에 안 잡힌다”, “반차 쓰고 주식 방어하러 가야겠다” 등의 메시지가 시도 때도 없이 올라왔다. 실제로 반차나 연차를 쓴 동료도 있었다. 신혼집 중도금을 모두 주식에 넣었다는 다른 팀 동료도 걱정이 됐다. 이날은 코스피가 10% 이상 폭락했고, 9000을 터치했던 지수는 장중 5992까지 떨어진 날이다. AI반도체 상승 랠리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외국인 대량 매도로 이어졌고, 국장 핵심인 삼전닉스도 폭락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동료들의 메시지를 보는데 일에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투자가 전부 나쁜 건 아니지만, 회사에서 모두 주식 얘기만 하니까 일할 맛이 안 나네요. 이 시간에 주식을 해서 돈을 벌지 왜 일해야 하나 싶은 현타가 오더라고요.” 주식 과열 분위기에 노동의 가치는 점점 옅어지고 있었다. 부동산 자금으로 국장 투자에 나선 중학교 교사 김선우(가명·30)씨도 결국 손실률 40%를 찍으며 내 집 마련의 꿈과는 더 멀어졌다. “근로소득으로 사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해요. 인플레이션에 그냥 돈을 놔두면 ‘삭제’되는 것 같으니까 이 흐름을 따라 주식 투자 비중을 늘렸는데 오히려 돈을 더 잃게 됐네요.” 선우씨는 근로소득만으로는 오르는 부동산 가격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해 대출받은 돈까지 주식에 투입했지만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목돈을 마련해 집을 사려고 국장에 들어왔지만 역설적으로 결과는 반대가 된 것이다. 자산 증식을 위해 국장에 들어왔지만 손실을 피하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에게 남은 것은 결국 더 벌어진 자산 격차다. “함께 주식 스터디를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냥 주식에 한 달 넣어두면 엄청난 수익을 버는데 왜 일을 해야 하느냐는 무력감을 많이 느꼈다고 말해요. 근데 그런 분들이 지금 레버리지 상품에 들어갔다 70%, 80% 손실을 보고 있어요. 자산 격차와 근로소득에 대한 회의감으로 주식을 했는데 결국 다 돈을 잃은 거죠. 주식이 희망이 되지 못한 거죠.” 선우씨가 초점 잃은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대통령 지지율에도 영향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000시대’라는 대선 후보 시절의 공약을 보란듯이 취임 1년 만에 달성했다. ‘주가 상승’이라는 순풍을 타고 이 대통령의 지지율도 출범 이후 줄곧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경제 호재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시점부터 흔들리던 지지율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여권 내 갈등 등 다른 요인들도 있겠으나, 부동산 민심 악화와 증시 폭락 등 경제적 요인들이 겹쳐지면서 하락세가 가속화됐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코스피는 이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지난 6월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대선 공약이던 코스피 5000을 지난 1월 돌파한 뒤에도 멈출 줄 몰랐다. 이 대통령 지지율도 4월 각각 65.5%(리얼미터), 67.0%(한국갤럽)를 기록하며 ‘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4월 말부터 기류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물론 6월 지방선거와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등 굵직굵직한 정치 이벤트와 형사소송법 개정 등 정치 현안도 끊임없이 발생했지만, 부동산 민심과 증시 성적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꺾인 시점에서 부동산 민심도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3월까지만 해도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에서 부동산 정책은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하지만 4월 4주차부터는 부정 평가(8%)가 긍정 평가(3%)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5월부터는 8월 2주(4%)를 제외하고는 아예 긍정 평가 답변에서 부동산 정책이 언급되지 않았다. 반면 부정 평가에서는 부동산 정책이 차지하는 비율이 30%까지 치솟았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일 발표한 부동산 정책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과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각각 26%, 46%이었는데, 3월에는 각각 51%, 27%였다. 넉 달 만에 수치가 정반대로 역전된 것이다. 여기에 코스피지수 폭락까지 더해지면서 이 대통령 지지율 반등은 더 어려워졌다. 증시가 폭락한 6월 4주부터의 기간은 대통령 지지율이 4주 연속 내리기 시작한 시점과도 비슷하다. 리얼미터는 7월 3주차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여론조사 결과(48.4%)를 발표하며 “금리 인상과 증시 급락 등 경제 악재 등 요인으로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청년 세대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여권 내에서도 정부를 향해 부동산 공급 대책과 주식시장 안정화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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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아파트는 꿈도 못 꿔"… 5조원 뭉칫돈 쏟아진 '이곳', 강북이 심상치 않다
2분기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 5조 육박… 2021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아파트 너무 비싸" 노원·강북·도봉 등 '노도강' 저가 매수세 40%대 급등 임대차 거래는 줄었지만 전셋값은 상승… 전세사기 여파 딛고 매매로 뚜렷한 전환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빌라 밀집 지역이 내려다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빌라로 매수 수요가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수급지수는 109.0을 기록했다. 임대차 3법 시행 여파로 전세난이 확산했던 2021년 9월(113.3) 이후 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연립·다세대주택(빌라) 매매 시장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해 2분기 거래금액이 5조 원에 육박하며 202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치솟는 아파트 가격과 전월세 등 주거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빌라 매매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다. 18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거래금액은 4조 93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4조 4026억 원) 대비 12.1% 증가한 수치이자, 2021년 2분기(5조 1887억 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거래량 역시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분기 매매 거래량은 1만 1536건으로 전분기(1만 324건)보다 11.7% 늘었다. 이 역시 2021년 3분기(1만 3652건)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9276건·3조 7628억 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거래량은 24.4%, 거래금액은 31.1% 급증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장기간 얼어붙었던 빌라 매매 시장이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3개 분기 연속 상승하며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상승세는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북권에서 압도적으로 두드러졌다. 노원구의 2분기 거래량은 236건으로 전분기 대비 43.9% 폭증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강북구(483건·42.5%↑)와 도봉구(393건·38.4%↑)가 그 뒤를 이으며 이른바 '노도강' 지역의 강세가 돋보였다. 금천구와 구로구 역시 각각 35.5%, 32.9% 늘어났다. 거래금액 상승폭은 더욱 가파르다. 노원구가 754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무려 61.1% 뛰었고, 도봉구(1005억 원·59.3%↑)와 강북구(1290억 원·56.4%↑)도 폭발적인 매수세를 증명했다. 아파트 전세나 매매가 부담스러운 실수요층이 중저가 빌라 매입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매매 시장의 호황과 달리 임대차 시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2분기 서울 연립·다세대 임대차 거래량은 3만 3806건으로 전분기 대비 13.7% 감소했다. 전세(-8.0%)와 월세(-16.9%) 거래 모두 줄었다. 다만 이는 2021년 이후 분기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던 1분기(3만 9155건)의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오히려 소폭 증가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거래량 감소에도 가격 부담은 가중됐다는 것이다. 2분기 3.3㎡(1평)당 전세 평균 보증금은 2150만 원으로 전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4.4% 올랐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도 6월 기준 평균 60.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전월세 거래 중 월세(준월세·준전세 포함) 비중은 61.4%를 차지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2분기 서울 빌라 매매시장은 거래 규모가 전반적으로 확대됐으나, 임대차 시장은 전세와 월세 모두 거래량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며 "다만 전세 거래 감소에도 불구하고 평균 보증금과 전세가율은 상승하고 있어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은 오히려 높아지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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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무디스, 韓성장률 3.5%로 대폭 상향…“韓반도체 대체 기업 제한적”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송봉근 객원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반도체 호황과 수출 강세를 반영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로 대폭 끌어올렸다. 한국의 고급 메모리 반도체 업체를 대체할 기업이 제한적인 만큼 반도체 호황이 적어도 2027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18일 관계 당국 등에 따르면 무디스는 최근 한국 신용등급 정기 검토를 마친 뒤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5%, 내년 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국제금융센터가 지난달 말 기준 집계한 8개 주요 투자은행(IB)의 평균 전망치인 3.2%보다 0.3%포인트 높다. 무디스는 지난 2월 한국 국가신용등급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1.8%로 예상했지만 반년 만에 전망치를 약 2배 수준으로 높였다. 지난 5월 글로벌 경제 전망에서 2.5%로 상향한 데 이어 불과 석 달 만에 다시 1.0%포인트 올린 것이다. 성장률 전망을 크게 높인 배경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수출 호조가 자리 잡고 있다. 무디스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의 고급 메모리 반도체 공급업체를 현실적으로 대체할 기업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강한 반도체 사이클이 최소 2027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1∼7월 한국의 상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점을 언급하며 강력한 반도체 성장세가 수출 확대를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핵심 분야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메가 프로젝트’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무디스는 한국이 메가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수도권 집중에서 벗어난 균형발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정책이 기술혁신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일관된 노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관련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생산성을 높이고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이 높아지고 초과 세입이 이어지면서 재정 여건도 당초 예상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당초 목표보다 0.1%포인트 개선된 3.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고령화에 따른 의무지출 확대와 국방·안보 비용,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한 투자 부담 등은 중장기 재정 건전성을 위협할 요인으로 지목했다. 별도의 정책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요인들이 재정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의 신용도가 정책 효과성과 경제적 강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정부부채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장기적인 재정 부담은 주요 과제로 꼽았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새롭게 결정하기 위한 보고서는 아니며, 향후 신용등급 변경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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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밤마다 배달앱 켠다면?…‘야식증후군’ 의심해야 할 때
저녁 이후 하루 섭취량 25% 이상 또는 자다 깨 주 2회 이상 먹기…3개월 지속되면 의심 늦은 밤에 치킨을 먹는 모습. 밤마다 음식 섭취가 반복되고 일정 기준을 넘으면 단순한 습관이 아닌 '야식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사진=삼성서울병원 하루 일과를 마치고 늦은 밤 스마트폰을 보다 보면 어느새 배달앱을 열게 된다. 한두 번 야식을 먹는다고 병은 아니다. 하지만 밤마다 음식 생각이 간절하고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식탐이나 습관만의 문제는 아닐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18일 반복적인 야간 음식 섭취가 '야식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의 신호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야식증후군은 1955년 처음 학계에 보고됐다. 미국정신의학회 정신질환 진단기준 DSM-5에서 '기타 명시된 급식 및 섭식장애(OSFED)'에 포함돼 있다. 해외 연구에서는 일반 인구의 약 1~2%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으며, 비만한 사람에게 더 흔한 경향이 있다. 다만 연구 대상과 진단기준에 따라 차이가 크다. 저녁 뒤 25% 이상 먹거나, 자다 깨 주 2회 먹는다면 평범한 야식과 야식증후군은 어떻게 구별할까. 국제 연구진이 제시한 합의 기준에 따르면 하루 전체 섭취량의 25% 이상을 저녁 식사 뒤에 먹거나, 잠든 뒤 깨어 음식을 먹는 일이 일주일에 2회 이상 나타날 때 야식증후군을 의심 할 수 있다. 이런 상태가 3개월 이상 이어지는지도 살핀다. 숫자만 맞는다고 바로 야식증후군으로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밤에 먹은 사실을 본인이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행동 때문에 괴롭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지도 함께 살핀다. 박형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밤마다 음식을 찾는 행동을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라고 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와 수면, 식욕을 조절하는 생체리듬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야식증후군 발생 기전 인포그래픽=삼성서울병원 스트레스 쌓인 밤, 왜 음식이 더 당길까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는 코르티솔을 비롯한 여러 호르몬에 변화가 생긴다. 잠자는 시간과 식사 시간까지 흐트러지면 식욕을 조절하는 렙틴과 그렐린의 균형도 깨질 수 있다. 박 교수는 이런 변화가 겹치면 밤에 음식을 찾는 욕구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야식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 반복되면 음식 자체가 일종의 보상 수단이 될 수 있다. 늦은 밤까지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도 생활 리듬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 밝은 화면을 오래 보면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고,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음식을 찾을 기회도 늘어난다. 다만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가 야식증후군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늦게까지 깨어 지내면서 수면과 식사 시간이 함께 뒤로 밀리는 생활습관이다. 야식→숙면 방해→피로…다시 야식 찾는 악순환 반복되는 야식의 문제는 체중 증가에만 그치지 않는다. 늦은 시간 많은 음식을 먹고 바로 누우면 위산이 역류하기 쉽다. 소화가 계속되는 동안 깊은 잠을 자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체중이 늘면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다음 날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인다. 다시 밤이 되면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질 수 있다. 야식이 잠을 방해하고, 부족한 잠이 다시 야식을 부르는 악순환이다. 늦은 시간 과식이 반복되고 하루 전체 섭취 열량까지 늘면 내장지방과 복부지방이 쌓일 가능성도 커진다. 비만뿐 아니라 지방간,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같은 대사질환 관리에도 좋지 않다. 야식증후군과 비만, 수면 문제, 대사질환 사이의 관련성은 여러 연구에서 보고됐다. 다만 야식증후군 하나가 이런 질환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야식증후군 10개 점검 기준 사진=삼성서울병원 하루 세 끼 규칙적으로 먹는 게 출발점 야식증후군을 고치겠다고 밤마다 먹는 것을 억지로 참는 것만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 박 교수는 오히려 낮 시간의 생활부터 규칙적으로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쁘더라도 끼니를 거르지 않고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출발점이다. 저녁에는 과식을 피하고, 가능하면 잠들기 2~3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잠드는 시간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늦은 밤 배가 고프다면 먼저 물 한 잔을 마셔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도 허기가 남는다면 많은 음식을 주문하기보다 따뜻한 우유나 소량의 견과류처럼 위에 부담이 덜한 음식을 고르는 편이 낫다. 음식 말고도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박 교수는 "술이나 담배처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임시방편이 장기적으로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듯, 야식과 폭식을 대신할 활동을 함께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거창한 방법보다 맨손체조나 스트레칭, 심호흡처럼 간단한 것부터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여러 가지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바쁘더라도 낮 시간에 끼니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려는 노력이 핵심"이라며 "규칙적인 운동과 일정한 취침 시간으로 무너진 생체리듬을 회복하는 것이 야식을 줄이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밤에 먹는 행동이 3개월 이상 되풀이되고 스스로 조절하기 어렵거나 수면과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내가 식탐이 많아서'라고 넘기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해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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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저녁 먹고도 자꾸 야식…반복된다면 '이 질환' 의심해야
저녁 이후 하루 섭취량 25% 이상·주 2회 야식 3개월 지속 시 의심 수면 방해부터 비만·당뇨·고혈압까지…규칙적인 식사·수면 중요 ⓒ삼성서울병원 [데일리안 = 김효경 기자] 늦은 밤까지 스마트폰을 보며 습관처럼 야식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밤마다 음식을 찾는 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허기로 넘겨서는 안 된다. 반복되는 야식은 수면과 생체리듬을 흐트러뜨리고 각종 대사질환 위험까지 높이는 ‘야식증후군’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야식증후군은 1955년 학계에 처음 보고됐으며,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 진단기준(DSM-5)에 등재된 섭식장애 중 하나다. 전체 인구의 약 1.5%에서 나타나며, 비만한 사람의 경우 1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전체 섭취량의 25% 이상을 저녁 식사 이후에 먹거나,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자다가 일어나 음식을 먹는 행동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야식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밤마다 음식을 찾게 되는 데는 스트레스와 호르몬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뇌는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세로토닌’을 찾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세로토닌 분비를 빠르게 자극하는 탄수화물과 당분에 대한 욕구가 커질 수 있다. 여기에 포만감과 관련된 ‘렙틴’과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의 균형까지 무너지면 식욕 조절이 어려워져 밤 시간대 과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늦은 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도 야식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스마트폰 화면의 빛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잠드는 시간을 늦추고,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음식을 찾을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야식은 체중 증가뿐 아니라 수면과 소화기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늦은 시간 음식을 먹고 바로 누우면 위산 역류로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할 수 있고, 소화 활동이 이어지면서 깊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체중이 늘면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위험도 커진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다음 날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여 다시 야식을 찾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내장지방과 복부지방이 축적돼 비만과 지방간,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은 물론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야식증후군을 개선하려면 무작정 음식을 참기보다 생활습관과 생체리듬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밤에 허기가 느껴진다면 먼저 물을 마시고, 그래도 배가 고프다면 따뜻한 우유나 소량의 견과류처럼 위장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낮에는 끼니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되 저녁은 가볍게 먹고, 최소 취침 2~3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박형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술과 담배처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임시방편이 장기적으로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것처럼, 야식과 폭식을 대체할 수 있는 활동을 함께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거창한 방법보다는 맨손체조나 스트레칭, 심호흡처럼 간단한 것부터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여러 가지 찾아보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바쁘더라도 낮 시간에 끼니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려 노력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규칙적인 운동과 일정한 취침 시간으로 무너진 생체리듬을 회복하는 것이 야식을 끊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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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자연은 이기는 게 아닙니다" 폭염 맞이하는 러너의 자세 [나연만의 달려도 달려도]
야구도 멈춘 극강의 폭염 달리는 순간 인체서 벌어지는 일 달리는 순간 인체서 벌어지는 일 장마가 끝난 후 말도 안 되는 폭염이 한반도를 달궜다. 지금은 한풀 누그러들었지만, 입추인 8월 7일 서울 기온은 40도를 넘었다.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안전 안내 문자가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졌다. 역대급 염천으로 프로야구 경기마저 며칠째 열리지 않았다. 이쯤 되면 태풍이라도 반가울 지경이다. 그러나 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들이 제구가 엉망인 투수가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피해 가듯 한반도를 귀신처럼 피해 갔다는 일기예보는 절망감을 더했다. 떠오르는 해가 두렵다 ©나연만 모두가 햇볕을 피해 그늘과 에어컨이 켜진 실내로 도피하고 프로야구 선수들조차 글러브와 배트를 내려놓은 더위는 그야말로 재난이다. 202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레리 케니(W. Larry Kenney)교수 연구팀이 응용생리학 저널(Journal of Applied Physiolog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습도 100%에 기온 31°C, 혹은 습도 60%에 기온 38°C가 되면 인간의 체온조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기온이 오를수록 심장 박동수가 따라 오른다고 경고하는 논문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러닝은 어떤가? 이런 날씨에 하는 러닝은 매우 위험하다.(‘위험할 수 있다’가 아닌 확정적인 위험이다) 폭염 속에서 달리면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안 그래도 체온을 잡느라 바쁘게 일을 하던 심장은 펌프 속도가 높아지며 더욱 혹독한 환경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평소 자신이 달리던 거리와 속도를 유지하려다가는 정말 쓰러지는 수가 있다. 마일리지를 포기할 수 없는 자 '3가지 요령' 과학적인 논리로 아무리 경고를 해대도, 일부 러너들은 사서 고생을 하는 어딘가 단단히 미친 사람들이기에 말릴 수가 없다. 게다가 달리기를 좀 하는 사람이라면 다가오는 가을에 열리는 마라톤 대회 한두 개쯤은 이미 예약을 해놨을 터. 에어컨 아래 누워 공들여 만든 신체가 마라톤을 하기 이전으로 초기화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매일 달리면서 일출을 맞는다 ©나연만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훈련을 할까. 그들의 요령은 무엇일까. 첫 번째, 하루에서 가장 기온이 낮은 새벽 시간을 노린다. 초등학교 자연 시간에 선생님이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낮은 때가 언제냐”라고 물었을 때, 손을 번쩍 들고 “해 뜨기 직전이요.”라고 대답해 선생님의 칭찬을 받은 적이 있다. 너무 기분이 좋았기에 잊혀지질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살면서 선생님께 받은 칭찬은 그것 뿐이기도 하고) 그렇다. 해 뜨기 직전, 가장 기온이 낮은 시간을 활용하는 거다. 어스름한 새벽 다섯 시 정도에 밖에 나와 러닝을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다섯 시 사십 분쯤 동쪽 하늘에서는 스멀스멀 해가 산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한다. 일출 후 30분 이내에 훈련을 마친다. 이 시간엔 아무리 더워도 30도씩 올라가진 않는다. 그리고 대지가 태양에 드러나기 전이기에 가벼운 러닝은 가능하다. 그럼에도 훈련 도중에 물이나 이온음료를 자주 마시는 것은 필수다. 5시 47분의 체육공원 ©나연만 두 번째, 물을 챙겨 빌딩 숲 대신 진짜 ‘숲’으로 들어간다. 러너들에게 숲속 훈련의 장점은 많다. 도심의 뜨끈한 아스팔트에 비하면 지열이 올라오지 않을뿐더러, 빽빽한 나무들이 직사광선까지 막아주어 러닝이 한결 수월해진다. 서울에서는 러너들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남산의 북측순환로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서울숲이나 일자산 코스 역시 훌륭한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노면이 고르지 않거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는 점은 숙지해야 한다. 한여름의 서울숲 ©나연만 세 번째, 실내 트레드밀을 이용한다. 사실 이럴 때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은 헬스클럽에서 트레드밀 위를 달리는 것이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실내야말로 폭염과 태양광선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벙커 아닌가. 바깥 풍경을 볼 수 없어 지루함을 느낀다면 경사도를 조절하거나 트레드밀 자체에 내장된 달리기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 같은 경우 액션영화를 보면서 뛰는 것을 좋아한다. 자연은 이기는 게 아니다 이 세 가지 방법 중 무엇을 택하든,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다. 절대 기록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새벽을 택하고, 그늘진 산속을 택하고, 안전한 실내를 택해 운동한다 하더라도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그러다 열사병이나 탈수로 쓰러진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다. 몸은 몸대로 상하고, 대회 참가는 못 해서 마음이 상한다. 양재천러너스 이혜영대표와 김정호 선수 ©양재천러너스 이 맘 때의 훈련은 그저 ‘훈련을 한다’는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양재천러너스 이혜영 대표 역시 “여름 훈련은 페이스(속도) 보다는 심박수를, 거리보다는 시간을 훈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속도와 심박수가 과도하게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몸에 부담이 더해져 페이스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가 덧붙인 진리 같은 한마디가 머리에 콕 박힌다. “자연은 이기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우당탕탕 힘겹게 버틴 여름을, 머리는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우리의 몸이, 우리의 세포 하나하나가 기억한다. 마침내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대회 출발선을 밟고 지나가는 순간 우리는 깨닫게 된다. 기록적인 폭염을 훈련으로 이겨낸 발걸음이 얼마나 경쾌한지, 내가 얼마나 빨라졌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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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수소충전소, 승용차 넘어 버스·트럭으로…2040년 4732개소 전망
중국 1450개·한국 900개…정책과 민간투자가 변수 세계 수소충전소 시장이 승용차 중심에서 버스·트럭과 물류거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2040년 누적 충전소가 기준 시나리오에서 4732개소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8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2026 글로벌 수소충전소 핵심기술, 구축 현황 및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주요국 수소 모빌리티 정책과 상용차 수요 확대에 따라 충전 인프라가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 기준 시나리오에 따르면 세계 수소충전소는 2026년 1238개소에서 2030년 2309개소, 2035년 3440개소, 2040년 4732개소로 증가할 전망이다. 정책과 차량 수요, 민간투자 수준에 따라 전망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2040년 누적 충전소는 보수 시나리오에서 2970개소, 확대 시나리오에서는 7055개소로 예상했다. 친환경 물류 구축 프로젝트 투입을 위해 우루과이 현지에 공급된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사진=현대자동차) 수소충전소 시장 주요 수요처도 바뀔 것으로 전망됐다. 초기에는 승용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위한 충전망이 시장 형성을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항만·물류·산업거점의 대용량 충전 수요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가별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중국이 2040년 1450개소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한국은 900개소, 일본은 800개소로 예상됐다. 단순히 충전소 숫자를 늘리는 방식보다 상용차 운행구간과 물류·산업거점을 연결하는 충전망 구축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연간 신규 충전소 구축시장도 2030년까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기준 시나리오에서 시장 규모는 2026년 3047억원에서 2030년 9965억원으로 늘어나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연간 신규 구축시장은 2035년 8782억원, 2040년 7842억원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이는 수소충전소 시장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초기 집중 투자가 끝난 뒤 연간 발주 속도가 안정되는 과정이라고 SNE리서치는 설명했다. 확대 시나리오에서는 2040년에도 1조 4019억원 규모 신규 시장이 유지될 것으로 관측했다. 글로벌 시장 수소충전소 누적 구축 전망 (사진=SNE리서치) 설비 분야에서는 수소 압축기와 엔지니어링·설계·조달·시공(EPC)이 주요 투자시장으로 꼽혔다. 2030년 기준 수소 압축기 시장은 3667억원, EPC 시장은 2440억원 규모로 전망했다. 수소 압축기는 충전에 필요한 압력으로 수소를 압축하는 핵심 설비다. 버스와 트럭에 많은 양의 수소를 빠르게 충전하는 대용량 충전소가 늘어날수록 고성능 압축기와 저장설비, 수소 디스펜서, 안전설비 수요도 함께 증가할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향후 수소충전소 시장 경쟁력은 설치 개수보다 많은 수소를 빠르게 충전하는 기술과 액화수소 적용, 안정적인 수소 공급, 전체 설비를 통합해 운영하는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며 "장비업체뿐 아니라 EPC와 충전소 운영사업자의 통합 대응 역량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방선거이란이재명정부개인정보유출국민의힘 -
생활"감기 아니었어?"… 3주 넘게 안 낫는 쉰 목소리의 정체는? [헬스톡]
AI생성 이미지.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뚜렷한 원인 없이 목소리가 2~3주 이상 쉰 상태로 지속된다면 후두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중·고령 남성이라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재구 고려대구로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18일 "후두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범위를 줄일 수 있다"며 "암이 진행되면 후두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절제해야 할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후두암은 후두를 구성하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대부분 후두 점막에서 발생하며 대부분 편평세포암으로 분류된다. 발생 위치에 따라 성대 위쪽의 성문상부암, 성대에 생기는 성문암, 성대 아래쪽의 성문하부암으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남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중앙암등록본부가 202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후두암 남성 환자는 여성보다 약 15배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60대가 40.3%로 가장 많고 70대가 29.8%로 뒤를 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위험요인은 흡연이다. 담배 연기 속 발암물질에 후두 점막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며, 흡연 기간이 길고 흡연량이 많을수록 위험이 커진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가 동반되면 위험도는 더욱 커지며, 일부 직업성·환경성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경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상은 암 발생 위치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성대에 발생하는 성문암은 종양이 크지 않아도 목소리가 쉬거나 변하는 증상이 비교적 일찍 나타난다. 성대 위쪽에 생기는 성문상부암은 목의 이물감이나 삼킴 통증이 흔하며, 성대 아래쪽의 성문하부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행된 뒤 목소리 변화나 호흡곤란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암이 더 진행하면 위치와 관계없이 목에서 단단한 혹이 만져지거나 호흡곤란, 혈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진료 과정에서 후두암이 의심되면 후두내시경으로 성대와 주변 조직을 관찰하고, 이상 병변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로 확진한다. 이후 CT, MRI, PET 등을 통해 종양의 침범 범위와 전이 여부를 평가하며,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폐암 동반 여부도 함께 확인한다. 치료는 암의 위치와 크기, 병기, 림프절 전이 여부,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며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이 대표적이다. 조기 후두암은 주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고, 진행된 경우 세 가지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초기 후두암의 수술적 치료 중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목을 절개하지 않고 입을 통해 병변에 접근하는 '경구강 레이저 미세수술'이다. 조 교수는 "경구강 레이저 미세수술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 조직을 제거할 수 있다"며 "개방형 수술에 비해 수술 후 통증과 회복 부담이 적고 입원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종양의 위치나 범위 때문에 레이저 수술만으로 충분한 절제가 어려운 경우에는 후두 일부를 남기는 '보존적 부분후두절제술', 후두 연골이나 주변 조직까지 광범위하게 침범해 기능 보존이 어려운 경우에는 후두 전체를 제거하는 '후두전적출술'을 시행한다. 후두전적출술 후에는 식도발성, 전기후두기, 기관식도 발성 등의 음성 재활을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프로복스(Provox)'와 같은 인공후두를 삽입해 발성을 돕는 방법도 활용되고 있다. 조 교수는 "후두암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범위를 줄이고 후두 기능을 보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흡연력이 있거나 쉰 목소리 등 평소와 다른 변화가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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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뱃살에 비타민D까지 부족하면”…50세 이후 사망 위험 123%↑[노화설계]
태국 코팡안 해변에서 관광객들이 햇볕을 쬐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비타민D는 햇빛을 받을 때 피부에서 합성되며, 최근 연구에서는 복부비만과 비타민D 결핍이 함께 나타날 경우 50세 이상 성인의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50세 이후 볼록 나온 뱃살에 비타민D 부족까지 겹치면 사망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50세 이상 성인 5520명을 6년간 추적한 결과, 복부비만과 비타민D 결핍이 함께 있는 사람은 둘 다 없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123%, 약 2.2배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복부비만이나 비타민D 결핍이 각각 있는 경우에도 사망 위험은 높았지만, 두 조건이 겹쳤을 때 위험이 더 컸다. 브라질 상카를루스연방대(UFSCar)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진이 영국 노화종단연구(ELSA) 참가자들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병, 비만 및 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에 발표됐다. ● 뱃살과 비타민D 부족 겹쳤더니 연구진은 복부비만을 허리둘레가 남성 102cm, 여성 88cm를 넘는 경우로 정의했다. 비타민D 결핍은 혈중 농도 30nmol/L 이하인 경우로 정의했다. 6년간 추적한 결과 복부비만만 있는 사람은 두 조건이 모두 없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47% 높았다. 비타민D 결핍만 있는 경우에는 최대 91% 높았다. 두 조건이 동시에 있는 경우 사망 위험은 123% 높아 약 2.2배에 달했다. 연구를 이끈 티아구 다 시우바 알렉산드르 상카를루스연방대 교수는 “복부비만은 염증 및 대사 문제와 관련된 잘 알려진 위험요인이고, 비타민D는 여러 장기에 작용하는 호르몬”이라며 “두 조건이 함께 나타나면 하나가 다른 하나의 영향을 증폭시켜 사망 위험을 더욱 높인다”고 설명했다. ● 뱃살 많으면 비타민D도 부족해질까 연구진은 복부비만과 비타민D 결핍이 서로 영향을 줄 가능성에 주목했다. 비타민D는 지방에 녹는 지용성 물질로, 복부 지방이 많으면 혈액을 돌던 비타민D가 지방세포에 저장되면서 혈중에서 이용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들 수 있다. 알렉산드르 교수는 “몸에 비타민D가 지방조직에 저장돼 있더라도 혈액에서 자유롭게 이용되지 못해 다른 장기와 신체 시스템에서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만한 사람에게서는 비타민D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발현도 낮아 체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비타민D가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야외에서 운동복을 입은 여성이 햇볕을 쬐고 있다. 연구진은 복부비만과 비타민D 결핍이 함께 나타날 경우 50세 이상 성인의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게티이미지 반대로 비타민D가 부족하면 면역계의 조절 기능에 영향을 미쳐 복부 지방과 관련된 만성 염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 50세 이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나이가 들수록 우리 몸에서는 낮은 수준의 만성 염증이 지속되는 ‘염증성 노화(inflammaging)’가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복부비만과 비타민D 결핍이 함께 나타나면 염증과 대사에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비타민D는 면역계를 조절해 염증 반응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는 데 관여한다. 알렉산드르 교수는 비타민D가 부족한 상태에서 복부 지방까지 많으면 심혈관·대사질환뿐 아니라 근육 감소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앞선 연구에서 비타민D 결핍이 노년기 건강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확인했다. 알렉산드르 교수는 “비타민D 결핍은 근력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보행 속도를 떨어뜨려 일상생활의 독립성을 잃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의 다른 연구에서는 비타민D 결핍과 인지기능 저하 위험의 연관성도 관찰됐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다. 복부비만과 비타민D 결핍이 함께 있는 사람에게서 사망 위험이 높았다는 연관성을 확인한 것으로, 두 조건이 사망 위험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입증한 것은 아니다. 관련논문 http://dx.doi.org/10.1111/dom.70839
개인정보유출폭염이재명삼성전자이스라엘 -
생활“공복에 ‘이것’ 한 잔 마시면 위험하다?”…전문가가 밝힌 진실 들어보니 [헬시타임]
클립아트코리아 빈속 커피가 위장을 상하게 한다는 걱정은 근거가 제한적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최근 소화기 전문가 설명을 인용해 건강한 성인 대부분은 공복에 커피를 마셔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위식도역류질환자나 궤양 환자, 카페인 민감군은 예외다. 국내에서도 역류성 식도염 진료 인원이 10년 새 30% 넘게 늘어난 만큼 개인별 구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영양사 앤서니 디마리노는 소화기관은 정교하게 작동하는 기관이라 빈속 커피 한 잔이 대다수에게 치명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커피협회 조사에서는 커피 음용자의 90%가량이 아침 식사 전 커피부터 마시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이보다 소비 규모 자체가 크다. 유로모니터 집계로 2023년 한국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세계 평균(152잔)의 2.7배에 달해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위험군의 핵심은 위식도역류질환자다. 이 질환은 위와 식도 사이 조임근이 헐거워져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상태를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로 국내 진료 인원은 2013년 240만여 명에서 2023년 323만여 명으로 10년간 35% 늘었다. ‘서울 진료지침 2020’도 건강검진 수검자 관찰 연구를 인용해 유병률이 2000년대 6.0%에서 2010년대 15.0%로 뛰었다고 밝혔다. 커피가 이 질환을 유발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엇갈린다. 비만·만성질환을 주된 변수로 지목한 연구가 있는 반면, 카페인 음료 섭취 뒤 역류 증상이 늘었다는 연구도 있다. 디마리노는 카페인이 위산 분비를 늘리고 조임근을 느슨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진단받은 환자라면 저지방·무지방 유제품이나 대체 우유를 섞는 방식이 위산을 완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궤양은 사정이 다르다. 위·소장 궤양의 주된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과 이부프로펜·아스피린 계열 소염진통제의 과다 복용이지 커피가 아니다. 일본에서 8000명 넘는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하루 3잔 이상 커피를 마신 집단조차 궤양 발생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이미 궤양이 있는 사람은 커피로 위산 분비가 늘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카페인 민감군에게는 흡수 속도가 변수다. 빈속에서는 카페인이 혈류로 더 빨리 넘어가 첫 잔을 마신 지 10분 안에 불안감이나 손 떨림, 심박수 상승이 나타날 수 있고 효과가 정점에 이르기까지 최대 1시간이 걸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을 성인 400㎎, 임산부 300㎎ 이하로 권고하는데 아메리카노 2~3잔 수준이다. 배변 반응도 흔한 현상이다. 커피 음용자 3명 중 1명이 마신 뒤 4~30분 사이 배변 욕구를 느끼며, 카페인 커피는 디카페인보다 완하 작용이 23%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역설적으로 시간대를 지키면 이점도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툴레인대 루 치 교수팀이 성인 4만725명을 9.8년 추적해 지난해 유럽심장저널에 발표한 결과, 오전에만 커피를 마신 집단은 커피를 아예 마시지 않은 집단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16%,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31% 낮았다. 하루 종일 나눠 마신 집단에서는 이런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속쓰림이 반복되지만 커피를 끊기 어렵다면 식사 구성부터 바꾸는 편이 현실적이다. 통곡물 토스트나 오트밀의 섬유질은 위산을 중화하고, 아보카도·견과류의 지방은 위산 자극을 줄이며, 달걀·요구르트·치즈의 단백질은 카페인 흡수 속도를 늦춘다. 설탕을 곁들이는 습관은 피하는 게 좋다. 혈당이 급등했다가 떨어지면서 오히려 피로감을 키울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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